모기업의 부실로 고전하던 부일이동통신(대표 이통형)이 21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통해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계획) 계획을 확정받음에 따라 위기를 맞았던 무선호출업계가 또 한차례 고비를 넘겼다.
부일이동통신은 지난해 12월 현재 50만2천5백24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부산지역 무선호출사업자로 015 지역사업자 중에서는 서울·나래이동통신에 이어 세번째로 가입자가 많은 곳. 하지만 모기업인 한창의 부실로 경영에 일대 위기를 맞게 되자 지난해 8월 주 채권은행인 부산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었다.
부일이동통신의 주 채권은행인 부산은행은 최근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통해 부일의 기존 차입금 9백80억원을 2002년 말까지 4년간 상환유예하고 이자는 우대금리 수준으로 경감해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부일이동통신·한창·한창제지공업·한창화학·서울트래드클럽 등 한창그룹 산하 5개 계열사가 상호 지원해준 지급보증 채무에 대해서도 완전 해소해줘 각자 채무를 이행키로 했다.
전국을 공조체제로 연결하고 있는 015사업자들로서는 부일이동통신에 대한 이같은 조치를 지켜보며 또 한차례의 위기를 넘긴 듯 일단 안심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같은 경우에 처했던 신원텔레콤이 화의개시 판정을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전국망에 구멍이 뚫리는 위기를 또 한번 모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부일이동통신은 「가입자가 적은 사업자가 우선적으로 위기를 맞게 된다」던 업계 전반의 예측을 깨고 대규모 사업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경영난을 맞게 돼 긴장감을 가중시키기도 했었다.
올초 잠정 집계된 부일이동통신의 지난해 매출액은 9백16억원. 그러나 1백48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선호출사업자들은 무선호출 전반에 불어온 위기와 부일이통과 같은 예측불허의 변수 앞에서 긴장의 고삐를 더욱 조일 방침이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