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경쟁자가 오늘은 협력자.」
국제전화시장을 둘러싸고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이동전화사업자와 별정국제전화사업자들이 서로 손을 잡는 제휴관계가 늘고 있다. 국제전화서비스부문의 제휴는 지난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대거 별정국제전화사업에 진출할 때부터 예견돼왔던 부분이나 올해들어 그 사례가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경쟁사업자간 협력 중 가장 주목받았던 사례는 LG텔레콤과 SK텔링크의 제휴. 그동안 모회사인 SK텔레콤과만 협조체제를 유지해왔던 SK텔링크가 이달들어 LG텔레콤의 019 이동전화 가입자에게도 「00700」 국제전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SK텔링크는 지난해 출범 직후부터 모회사 SK텔레콤 이외의 다른 사업자와도 제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미묘한 경쟁기류 속에서 실제 가시화된 사례는 없었다.
SK텔링크 국제전화만을 제공해온 SK텔레콤이 서비스 종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SK텔레콤은 오는 2월과 3월부터 011 이동전화 가입자들에게 삼성SDS가 서비스중인 「00755」 국제전화서비스와 현대정보기술의 「00780」 국제전화를 각각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SDS나 현대정보기술 모두 SK텔레콤과 직접적인 경쟁관계는 아니지만 6백만 011 이동전화 가입자를 독점토록 했던 자회사 SK텔링크를 경쟁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SK텔링크는 수많은 광고를 통해 「011에서만 쓸 수 있는 00700」이나 「00700을 제공하는 011」 등의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해왔던 터라 더욱 시선을 모으는 상태다.
이동전화시장의 급팽창으로 잇따른 해지와 가입자 급감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무선호출사업자가 이동전화사업자와의 제휴에 적극적인 것 또한 눈에 띄는 적과의 동침이다.
나래이동통신의 국제전화 전담 자회사인 나래텔레콤은 지난해부터 LG텔레콤의 019 이동전화를 비롯, 한국통신프리텔의 016, 신세기통신의 017, 한솔PCS의 018 등 011을 제외한 모든 이동전화사업자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018 이동전화 가입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솔PCS의 자회사인 한솔월드폰도 모든 이동전화사업자들과 제휴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경쟁사와의 제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