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무전기> 생활형시장 "감 잡았다"

 「하이토키」 「로져」 「레저토키」

 지난해 상반기부터 선보이고 있는 주요 무전기업체의 생활무전기 이름이다. 소비자에게 보다 친근하면서 특색 있는 상품명을 내걸고 마케팅을 위한 전열정비로 무전기업체는 연초부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전기업체는 올해 어떤 시장보다도 생활무전기시장을 밝게 보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국내 역시 올해를 기점으로 생활무전기가 등산·낚시·스키·사냥 등에 필요한 레저용품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리라는 확신에서 기인한다.

 업체의 이같은 확신은 생활무전기가 갖는 몇 가지 장점에서 출발한다. 우선 크기다. 현재 나와 있는 가장 작은 이동전화보다도 생활무전기는 더 작다. 담뱃갑만한 크기로 와이셔츠 주머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두 번째는 통화료가 무료라는 점이다. 또 이동전화·삐삐 등 다른 통신서비스와 달리 별도 전파세를 내지 않고 자유롭게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생활무전기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통신기기다. 생활무전기는 지난 92년에 선보였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제2형 4백㎒대역 생활무전기는 지난해 4월 처음 등장했다. 통화 반경은 평균 3㎞정도며 삐삐나 이동전화와 달리 전파세와 무선국 허가가 필요없어 단말기만 구입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출력은 0.5W까지로 제한하고 있으며 단신 15채널과 복신 10채널 등 모두 25개 채널을 할당해 놓았다. 특히 비어 있는 채널을 자동 선택하거나 개별 인식번호(ID)를 통한 선택호출방식 기능도 허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맥슨전자·텔슨정보통신·국제전자를 비롯해 태광산업·메이콤·우일텔콤 등 10여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업체가 생활무전기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생활무전기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는 중론이다. 생활무전기에 대한 소비자의 낮은 인지도와 비싼 무전기 가격이 그것이다. 현재 무전기는 대당 15∼20만원선이다. 두 대를 기준으로 최소한 30만원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무전기업체는 10만원대의 저렴한 보급형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벤트와 같은 대고객 행사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생활무전기가 선보인 지 채 1년도 안돼 구체적인 시장규모를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대략 올해 3백억∼4백억원을 낙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여기에 생활무전기가 그동안 무전기시장의 주류격이었던 산업용 무전기시장을 잠식한다면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무전기업체는 생활무전기를 레저·스포츠 등 본연의 용도 이외에도 호텔·건물관리·경비 등 비즈니스 용도로도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처녀 출항한 생활무전기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