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용 음성사서함시스템(VMS) 시장에서 외국과 국내업체가 박빙의 승부를 연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음성에서 부가서비스 위주로 사업을 크게 강화해 올해를 기점으로 VMS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여 이같은 경쟁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신사업자용 VMS는 단일 시스템당 E1급 8회선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용량 장비로 자동응답·단문메시지·음성저장 기능을 지원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가서비스용 장비 가운데 하나다. 현재 국내업체로는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이, 외국업체로는 미국 컨버스·아틀라스·옥텔·센티그램 등이 국내시장에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초창기 VMS시장은 국내업체가 준독점 상태였으나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가 출현해 대용량 VMS 수요가 크게 늘자 외국업체가 국내시장을 본격 공략하면서 시장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어 국산과 외산은 시장점유율면에서 서로 앞서거니뒤서거니 하면서 박빙의 승부를 벌여 왔다.
현재 이동전화 5개사 가운데 SK와 LG텔레콤의 경우엔 국산 장비가, 나머지 이동전화사업자는 외산장비가 각각 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의 경우 LG정보통신이 수도권·경남·충청 지역을, 삼성전자가 전라·경북·제주 지역에 대용량 VMS를 각각 공급했다. LG텔레콤은 LG정보통신이, 신세기통신은 미국 센티그램사가, 한국통신프리텔은 미국 옥텔과 아틀라스사가 각각 독점 공급했다. 또 한솔 PCS는 최근 미국 컨버스사에 인수 합병된 보스턴테크놀로지스사가 대부분의 VMS를 구축했다.
올해 이같이 외산과 국산업체가 시장경쟁에 적극 나서는 것은 VMS 가입자수가 크게 늘면서 현재 구축된 시스템으로는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우선 SK텔레콤은 현재 시스템 수용용량이 3백90만명 정도인데 VMS 가입자는 3백5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신세기통신 역시 전체 시스템 수용용량은 1백70만명인데 서비스 이용자는 1백50만명 수준이다. 또 LG텔레콤·한솔PCS·한국통신프리텔 등 PCS 3사도 각각 2백10만명·1백50만명·2백50만명 정도의 시스템 수용용량을 갖고 있는 데 반해 현재 가입자수는 2백10만명·1백10만명·1백90만명 등으로 조만간 포화를 이뤄 새 장비발주가 코 앞에 닥쳤다.
이에 따라 국내와 외국업체는 새해 벽두부터 차세대 VMS 장비를 잇달아 선보이고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VMS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최소한 30∼40% 정도 늘어날 전망이며 사업자들도 기존 공급선을 통한 증설물량 구축보다는 성능과 기능을 따져 장비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연 올해 어떤 경쟁구도로 VMS시장이 전개될지 벌써부터 VMS업체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