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차전지산업 육성에 관심을

 니켈카드뮴전지·니켈수소전지·리튬이온전지·리튬이온폴리머전지 등의 2차전지산업이 초경량화·대용량화하면서 가격·안정성·환경오염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세대 유망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2차전지산업이 캠코더·워크맨 등 휴대형 전자기기의 등장과 노트북PC·이동전화 등의 보급확대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보통신 분야의 핵심부품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차전지를 반도체·디스플레이와 함께 차세대 유망상품으로 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계기관의 전망에 의하면 2차전지의 세계시장 규모가 지난 97년 이후 2000년까지 연평균 13.2%의 증가세를 유지하여 2000년에 시장규모가 59억 달러에 달하고 이후 2005년까지는 연평균 11.4% 성장하여 1백2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2차전지의 국내시장 증가율은 이같은 세계시장 성장규모를 크게 앞질러 2000년까지 연평균 20.7%, 2005년까지 17%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를 금액기준으로 환산하면 국내시장은 2000년 5천1백억원에서 2005년에는 1조1천2백억원 규모로 5년만에 2배 이상 확대되는 폭발적인 수요증가 현상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유럽에 이어 국내 기업들도 양산체제 돌입이나 시제품 생산을 서둘고 있어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이 지배해온 세계 2차전지 시장은 크게 다양화할 전망이다.

 이런 시점에서 최근 LG경제연구원이 「2차전지산업의 전망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2차전지 생산업체들이 양산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품질의 조기 안정화와 지속적인 성능향상 노력, 새로운 용도의 지속적인 개발추진 및 적극적인 수출확대 노력 등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건의한 것은 국내 기업들은 물론 정부당국에서도 참고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국내 수요량의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선 2차전지 개발과 관련하여 원천기술과 노하우 확보가 부족하고 기초소재·화학 분야의 기술력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데다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등 선진기업들이 기술이전을 꺼리고 있어 독자적으로 2차전지를 개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기업들은 극판제조기술 및 조립공정기술의 경우 상당부분 국산화했으나 재료기술과 성능평가기술이 취약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 중에서도 리튬이온전지는 극판제조기술과 조립공정기술 등 양산기술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고 리튬이온폴리머전지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개발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차전지 기술이 초경량화·대용량화 추세이고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당분간 리튬이온전지와 니켈수소전지를 중심으로 성능향상에 주력하되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스트 리튬이온전지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은 깊이 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 국내 업체들은 2000년 이후 본격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자동차 및 휴대형TV용 제품을 서둘러 개발하고 본격적인 양산체제 돌입에 따른 적극적인 수출확대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세계 2차전지업계는 현재 리튬이온전지의 성능향상에 집중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등 새로운 용도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결코 소홀히 해선 안될 부분이다.

 이밖에도 일본 전지업체들이 국내 기업들의 참여를 겨냥,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더욱 단축시키고 가격인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90년대 초까지 세계 소형 2차전지 시장의 맹주역할을 해온 니켈카드뮴전지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니켈수소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바 있던 일본 전지업체들은 3년도 안돼 니켈수소전지의 후속 기종으로 리튬이온전지를 생산, 주력 제품으로 키워 후발 경쟁국의 전지사업 참여의지를 꺾어놓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이 양산하기도 전에 가격폭락사태를 야기시키는 등 일본 전지업체들의 시장확보 전략은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제 관련업계는 물론 정부당국에서도 2차전지산업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의 육성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