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에 사활을 걸어라.」
최근 네트워크업체마다 특명이 내려졌다. 네트워크업체들이 올해 매출의 70% 이상을 상반기중 거둬들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기 때문이다. 예년같으면 연말에 집중되어야 할 매출확보가 연초부터 강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업체들의 사업전략 역시 상반기 매출확보에 맞춰져 있다.
네트워크업체들의 상반기 매출 주력은 물론 경기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서 상반기중 정부예산의 80% 이상이 집행된다는 발표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교실망과 공공프로젝트가 가장 큰 파이인만큼 정부 발표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기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부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또 교실망사업이 지방을 거슬러 서울로 입성하는 시기가 올 상반기에 맞춰져 있는 것도 이같은 상반기 매출집중 전략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지난해말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교실망·공공기관망 프로젝트 수주를 상반기에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국산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인식이 고조되고 있는 대세를 한껏 살리겠다는 의도다. 또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의 발빠른 대응 이전에 속전속결로 상반기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속셈도 깔려 있다. 특히 게임방 등 소규모 네트워크 장비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업체들은 대만산이 활개치고 있는 중저가시장 쟁탈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국내 중소 네트워크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한 프로젝트가 이달부터 실매출로 이어져 상반기중 올 매출목표의 70% 이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반기에는 나머지 30%의 매출을 기업시장에 걸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경기회복 추세라면 하반기쯤 기업시장의 해동도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외국 네트워크업계 또한 상반기에 올 매출의 상당부분을 기대하고 있다. 고가장비를 공급하던 업체들이 잇달아 중저가 장비를 내놓고 시장탐색에 돌입했다. 가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교실망·공공기관망 입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외국 네트워크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직 회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지난해말부터 매출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며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그동안 부진했던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상반기중 전력투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