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아마존을 찾아라.」
미국 주식시장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던 인터넷 관련주의 인기가 유럽으로까지 옮겨가고 있다.
아마존·야후·아메리카온라인(AOL)·인포시크 등 미국 인터넷업체들을 벼락부자로 만들면서 새로운 황금광시대를 예고했던 인터넷 투자열기가 유럽에서도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온라인소매점인 딕슨스그룹은 지난해 9월 무료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고 난 뒤 넉달만에 주가가 70%나 뛰었으며 1백만명에 가까운 온라인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기업의 웹사이트를 설계·운영해 주고 있는 프랑스 인테그라라는 업체는 최근의 호황에 힘입어 오는 5월 자국 주식시장에서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에는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치방크도 온라인 투자벤처업체를 만들고 벤처투자 대열에 가세했다.
물론 유럽 인터넷업체들의 주가는 현재 미국업체들이 보이고 있는 폭등세에 비해서는 완만한 편이다. 그러나 유럽의 인터넷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재력은 엄청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의하면 현재 유럽의 인터넷 이용률은 전체 인구의 10.4%로, 40%에 달하는 미국 인터넷 이용률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증가율은 연간 50%에 육박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열기에 편승해 미국에서 인터넷 주가폭등으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은 유럽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중이며 벤처기업들도 대서양 건너 들려오는 미국의 인터넷 신화를 재연시켜 보려는 꿈으로 미래를 개척해가고 있다.
이들은 먼저 야후나 아마존·AOL 등 유럽 진출을 마친 쟁쟁한 미국업체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틈새시장 공략으로 승부를 건다.
온라인으로 고가의 향수를 판매하거나 바이러스에 걸린 웹을 청소해주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대표적이며 유럽 각국의 고유문화를 이용한 콘텐츠도 각광받는 사업내용이다.
또 이들 벤처기업 중에는 미래의 스타를 예약해놓은 곳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인포비스타라는 프랑스 벤처기업은 포털업체들에 중요한 정보가 되는 웹 이용현황을 측정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유망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독일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업체인 인터숍은 올 매출이 최소한 지난해의 2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조만간 유럽에서도 사이버 갑부가 태어날 전망이다.
<구현지기자 hj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