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반도체업계, 차세대 고속D램 사업 가속화

 고속D램을 겨냥한 일본 반도체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PC용 주메모리의 주류가 66㎒급 확장데이터출력(EDO) 방식에서 1백㎒급 싱크로너스방식으로 급속히 전환돼 왔고 올해는 고성능 PC와 서버용으로 1백33㎒급 싱크로너스D램(SD램)의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차세대 고속D램으로 주목받고 있는 다이렉트 램버스 D램과 더블 데이터 레이트(DDR)방식 D램, 버추얼채널 메모리(VCM)방식 D램 등도 본격 가세해 고속D램시장이 빠르게 달아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자사 주력 고속D램 규격제품의 샘플출하를 시작하는 한편 양산일정도 서둘러 내놓고 있는데 이를 통해 고속·대용량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해 D램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체질강화를 도모한다.

 일본 최대 반도체업체인 NEC는 자사 독자개발 규격인 VCM방식 D램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제품은 PC와 워크스테이션의 기존 설계를 변경하지 않고도 시스템성능을 기존보다 20%, 그래픽 처리성능은 1백%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메모리 셀과 입출력 단자 사이에 복수의 일시 기록영역을 설치해 놓음으로써 전송효율을 높이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러나 NEC가 가장 양산에 신경을 쓰고 있는 제품은 역시 미국 인텔이 지지하고 있어 차기 주력 고속D램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시되는 다이렉트 램버스 D램으로, 지난해 9월 72M 제품의 샘플출하를 거쳐 올 상반기중 월 1백만개 양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또 시황에 맞춰 대용량화한다는 전략 아래 현재 1백44M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NEC는 이와 동시에 다이렉트 램버스 D램과 경쟁관계에 있는 DDR방식 D램 양산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IBM·실리콘그래픽스 등이 자사의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에 이 DDR D램을 채택키로 발표함에 따라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 NEC는 지난해 12월 1백28M 샘플제품을 출하해 놓고 있다.

 본격 양산은 올 3월 시작될 전망으로 올해말까지 월 50만개 양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다이렉트 램버스 D램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 LG반도체에 이어 2번째로 72M 제품의 시험제작에 성공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샘플출하를 거쳐 올해 3월말까지 1백만개 양산체제를 갖춘다.

 또 1백44M 제품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도시바 역시 최근 인텔로부터 다이렉트 램버스 D램 양산분야 자금지원을 제의받아 현재 검토 중에 있다.

 도시바는 DDR방식 SD램과 1백33㎒ SD램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데 1백28M DDR SD램은 현재 샘플출하를 마친 상태이고 1백33㎒ SD램은 개발 중에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지난해 10월과 11월 1백33㎒ 64M SD램과 64M DDR SD램을 각각 샘플 출하하면서 대규모 양산계획을 표명했다. 이 회사는 1백33㎒ 64M SD램은 올 4월부터 월 2백만개 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며 64M DDR SD램도 올해말까지 월 80만개 양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후지쯔는 지난달 1백33㎒ 64M SD램의 샘플출하를 개시, 2월중에 월 3백만개 규모로 양산에 들어간다. 또 이 칩을 탑재한 메모리모듈도 동시에 생산할 계획으로 월 10만개 규모로 양산을 시작한다. 이 회사는 현재 1백33㎒급 1백28M와 2백56M SD램의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후지쯔는 64M DDR SD램도 지난해 9월 샘플출하했는데 이르면 내년 3월부터 미국 그래셤공장에서 월 1백만개 규모로 양산을 시작한다.

 또 내년 중반부터는 차세대 제품인 1백28M D램도 출시해 2000년 이후 DDR방식 고속D램을 월 3백만개 규모의 대형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전기는 동작주파수 1백33㎒ 64M SD램과 1백28M SD램을 올 1·4분기(4∼6월) 중에 양산한다. 이미 1백33㎒ 64M SD램은 샘플출하를 시작했는데 이 칩을 탑재한 메모리모듈의 샘플출하는 2월, 1백28M SD램과 이를 탑재한 메모리모듈의 샘플출하는 각각 2월과 3월로 정하고 1·4분기 중에는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양산규모는 월 30∼50만개로 잡혀있다.

 세계 D램 시장은 지난 95년 약 4백8억달러로 최대규모를 기록한 이후 가격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약 3분의 1 수준인 1백29억달러까지 축소됐다.

 이 때문에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실적은 큰 폭으로 악화됐는데 특히 D램 용도의 60∼70%를 차지하는 PC용 제품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져 사업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