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포털서비스들이 한반도에 속속 상륙, 국내에 비상이 걸렸다.
야후는 이미 둥지를 틀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2일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안에 알타비스타·라이코스·넷스케이프넷센터도 들어올 전망이다.
국내업체들의 우려는 이들이 한글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국내 포털서비스시장 및 인터넷산업이 해외업체들에 점령당할 수 있다는 예상에서 비롯된다. 정보통신산업의 메카인 미국에서 단련된 경쟁력을 국내에서 발휘할 경우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내 포털서비스는 초기단계다. 몇몇 업체들이 포털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지만 그야말로 선언 수준이다. 이미 커버릴 대로 커버린 외국업체들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넷산업에서 포털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전세계 정보통신업계를 좌우하는 마이크로소프트마저 그 가능성에 머리를 조아리는 상황이다. 막대한 자본과 인지도를 앞세운 해외 포털서비스업체들은 이제 공격의 기수를 국내로 돌렸다.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황=현재 외국 포털서비스업체들의 움직임은 부산하다. 인터넷이 대중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던 90년대 중반부터 꾸준하게 전문성을 확보해온 이들 업체는 지난해부터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세력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메리카온라인(AOL)이 넷스케이프를 인수한 데 이어 야후가 지오시티를 합병했으며 라이코스와 USA네트웍스가 새로운 USA/라이코스 인터액티브 네트웍스를 설립키로 하는 등 최근들어서만도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이 서너 건 성사됐다.
해외업체들이 지향하는 것은 간단하다. 자사의 장점을 최대로 부각시키는 한편 단점은 다른 업체들과의 제휴·협력 관계를 통해 해결, 완벽한 포털서비스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세계 인터넷시장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수요만 있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는 게 그들의 정책이다. 시기가 문제일 뿐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 기미는 벌써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업체들은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번 선점당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인터넷산업의 특성상 해외 포털서비스업체들의 국내 진출에 대해 국내업체들이 갖는 우려는 공포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책=인터넷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으려면 자본과 인지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자본은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며 인지도는 많은 네티즌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무기다. 국내 기업들은 둘 가운데 하나도 바랄 수 없는 입장이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국내업체들이 해외 포털서비스업체들과 대등하게 겨루기 위해서는 자금확보와 제휴·협력 관계 체결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협력 분위기 형성은 해외 포털들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최근 국내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확보를 추진중이다. 그러나 막강한 해외 대자본에 맞설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또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업체들간 제휴·협력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각자 부족한 기술과 서비스를 공유하며 포털서비스를 추진해갈 경우 해외업체들에 쉽게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식상장을 제휴·협력 관계 체결의 밑거름으로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법이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