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이동전화 가격 대란 오는가

 「4월 가격대란은 오는가.」

 오는 4월부터 이동전화 의무가입기간이 폐지되고 사업자보조금 규모도 대폭 축소될 예정임에 따라 초기 가입비용의 대폭적인 인상을 우려한 업계와 소비자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술렁임의 주된 이유는 초기 가입비용 인하를 위해 지금까지 1인당 30만원 넘게 지급돼오던 사업자보조금이 20만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이동전화 초기 가입비용도 10만원 이상 오르게 된다는 것.

 실제 보조금 축소를 둘러싼 이같은 우려는 4월 이전에 판매물량을 대거 확보하려는 일부 대리점들의 요구와 맞물려 단말기 공급부족 현상까지 빚어내고 있다. 가격대란이 일기 전에 안정된 판매물량을 확보, 가입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이 대리점들의 계산이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하다. 4월 의무가입기간 조기 폐지가 발표된 이후 전국 곳곳의 대리점에서 전화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생각만큼 큰 가격대란은 없다」는 게 사업자들의 대답이다. 오히려 「4월 가격대란」 운운하며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고조시키려는 일부의 얄팍한 상술이 걱정된다는 반응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이처럼 4월 가격대란설에 대해 담담할 수 있는 것은 문제의 첫 출발점이었던 단말기 가격의 인하 덕분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이동전화단말기는 대당 50만∼60만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져 올초에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대당 3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5개 사업자 모두 가격인하를 건의했고 한화정보통신을 비롯, 일부 후발 제조사들이 이를 수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보조금이 축소되는 오는 2·4분기 이후에도 단말기 가격의 인하를 지속적으로 추진, 올 하반기에는 단말기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조업체들 또한 올 하반기 이동전화단말기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 해제 등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대당 20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사의 L씨는 『일부 모델들은 대당가격이 25만원 밑으로 떨어져 보조금이 축소돼도 초기 가입비용을 인상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개인휴대통신(PCS)업계 관계자들도 『4월 폐지가 결정되기 이전에도 7월부터는 보조금이 축소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다』며 『예정보다 빨리 보조금이 축소되는 것은 사실이나 대리점과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이 다소 변화할 수는 있지만 가격대란은 오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관측이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