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엔지니어링을 한다고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결국 업그레이드의 연속에서 발전되고 개발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미국의 빌 게이츠나 폴 앨런도 베이식 프로그램 언어로 시작했는데 기초는 결국 기존 프로그램을 깔면서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공 선생을 위로한답시고 그런 말을 했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은 결국 기존 프로그램을 기초로 한 응용 프로그램에서 개발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언급한 것이었다.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누굽니까?』
공 선생의 반문을 받고 나는 약간 당황했다. 그가 미국의 컴퓨터 잡지나 이론서를 읽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두 사람은 미국에서는 널리 알려져서 화제가 된 컴퓨터 천재들이었다.
『빌 게이츠는 레이크사이드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컴퓨터를 만졌고 중학교 다닐 때인 14살에 폴 앨런과 함께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폴 앨런은 게이츠보다 두 살이 더 많은 16살 때였지요.』
『그들이 무엇을 만들어 팔았나요?』
『트레프 오 데이터라는 회사를 만들어 자동차 교통량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팔았지요. 그 후 게이츠는 하버드대학에 입학했고 앨런은 워싱턴대학을 다녔지요. 그 후 두 사람은 모두 대학을 중퇴하고 75년에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를 차렸습니다.』
『아,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들을 말하는군요?』
『그들이 개발한 베이식 버전은 미국 컴퓨터 시장에 영향력을 주었지요. 나는 그들의 야망과 성공을 흠모하는 편입니다.』
나의 말에 그는 픽 웃으면서 받았다.
『글쎄요. 기술자는 어디까지나 기술자가 돼야지요. 사업은 사업가나 하는 것이 아닐까요?』
나는 공 선생의 말에 더이상 반박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감을 하지는 않았다. 물론, 기술자는 기술자로 끝나야 한다는 말이 옳았다. 그러나 기술과 사업이 접목돼 성공하고 있는 벤처기업의 감각을 나는 미국의 컴퓨터 잡지를 읽으면서 알고 있었다. 미국의 컴퓨터 시장은 한국의 컴퓨터 시장과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밀어닥칠 파도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지금은 척박하지만 언젠가는 컴퓨터 붐이 불 것이라는 확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빌 게이츠나 폴 앨런처럼 모험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