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의 해.」
매년초 앙케이트 조사를 통해 그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주목되는 상품들을 발표하고 있는 일본의 격주간지 「닛케이일렉트로닉스」지가 최근호에서 올해의 기대주로 공개한 가정용 전자·정보통신 상품군에 드러나 있는 특징이다.
1위를 차지한 DVD리코더를 비롯해 상위 10위권에 DVD 제품이 4가지나 올라 DVD의 보급확대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DVD 제품 가운데 4위에 올라있는 DVD플레이어와 5위의 DVD탑재 차량자동항법장치(카내비게이션), 그리고 8위를 차지한 DVD탑재 PC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지난 96년 11월 「금세기 최후의 대형 AV제품」이라는 기대 속에서 등장한 DVD플레이어는 올해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DVD플레이어시장은 지난해 관련소프트웨어가 크게 늘고 기기 및 소프트웨어의 대여가 시작된 데 힘입어 그 규모가 약 35만대로 커졌는데, 올해는 80만대 정도로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DVD플레이어 출하대수는 지난 97년 45만대에서 98년에는 1백만대로 팽창했고, 올해는 2백만대로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히트상품이기도 한 DVD 카내비게이션은 올해도 대폭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닛케이마켓액세스는 DVD 타입은 지난해 카내비게이션 전체 출하 중 60%를 차지해 CD롬 타입을 제치고 새로운 주력으로 부상했으며, 올해는 시장을 거의 장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DVD롬드라이브를 탑재한 PC도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보급기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데, 주요 PC제조업체에선 이미 지난해말 연말연시 특수를 겨냥해 보급기종을 중심으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DVD리코더는 가장 주목되는 제품으로 선정됐지만 기대에 부응할지 미지수다.
DVD 디스크를 매체로 영상 데이터를 녹화할 수 있는 DVD리코더는 아직 상품화되지 않았지만 올해안에 본격 출하될 전망이다.
NEC가 단면 5.2GB의 상변화 광디스크 「MMVF(MultiMedia Video File)」를 사용한 제품을 , 파이어니어가 단면 4.7GB의 DVDRW 디스크를 사용하는 제품을 연내 출하를 예정으로 각각 준비중이고, 히타치제작소와 마쓰시타전기산업 등도 단면 4.7GB의 DVD램 디스크를 사용하는 장치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현재로는 이들 제품이 출하와 동시에 인기를 끌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록형 DVD규격이 아직 분열돼 있어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지털 녹화와 관련한 과금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아 제조업체측도 사실은 제품판매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DVD 이외의 제품 중에서는 전자상거래(EC)의 핵심이 되는 전자화폐가 기대주 2위에 올라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사실 일본에서는 지난해 7월 개시한 시부야 실험을 비롯해 대규모 전자화폐 실험이 여러 곳에서 활발히 진행중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본내 전자화폐 실험의 양대 세력인 우정성과 비자가 IC카드의 공통화에 합의, 종래의 개별실험을 사실상 전국규모로 통합하며 보급확대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전자화폐의 본격 실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디지털머니시스템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비자캐시」의 이용건수는 발행건수의 4분의 1 정도에 그쳐 아직은 전자화폐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정용 비디오게임기도 기대주 3위에 올라 시장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비디오게임기는 지난해 11월 세가엔터프라이즈가 32비트기 「세가 새턴」의 후속기로 「드림캐스트」를 내놓은 것이 기대상품 선정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현재 게임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플레이스테이션」의 후속기를 올해말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나가노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형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화면의 컬러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도 기대주 7위로 올해의 상품군에 들었다.
그러나 아직 가격이 워낙 높아 본격적인 시장형성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컬러 PDP TV의 가격은 42인치의 경우 1백만∼1백50만엔에 이른다.
관련업계는 오는 2002년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을 계기로 가격이 1인치당 1만엔 정도로 떨어져 수요가 크게 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내 최대 히트상품이었던 i맥도 기대주 9위로 올라 올해도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의 10위권 제품으로는 인터넷붐을 배경으로 관심을 모으는 가정용 인터넷단말기 「웹TV」와 통신위성(CS) 디지털방송용 수신기 등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10위권 밖으로는 반도체메모리를 사용한 휴대형 음악플레이어(11위), PC용 대형 액정디스플레이(12위), 차세대 인터페이스 IEEE1394탑재 PC(13위), 액정 컬러TV(14위), 전자우편을 송수신할 수 있는 PHS·휴대폰(15위) 등이 주목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