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알카텔 "자일랜" 인수 의미

 프랑스의 세계적인 통신서비스회사인 알카텔이 데이터 네트워크 전문회사인 자일랜을 20억달러(2조4천억원)에 인수했다.

 통신서비스사의 데이터 네트워크사 인수가 붐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번의 대규모 인수가 이루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알카텔의 자일랜 인수는 이런 맥락에서 당연한 귀결로 여겨진다.

 미래의 세계를 데이터·음성통합의 통신세계로 규정짓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주권을 장악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자일랜은 비동기전송방식(ATM) 스위칭기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만큼 알카텔로서는 꼭 끌어안아야 될 전문기업인 셈이다. 적당한 규모로 고기술을 소유하고 있고 비전도 밝다. 데이터·음성통합의 필수기술인 ATM 전문기업이라는 것이 입맛을 돋웠다. 미국 나스닥(NASDAQ)에서 성장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번 인수를 촉진시킨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가 국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자일랜의 경영주가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지난해초 루슨트테크놀로지스가 유리시스템스를 10억달러에 인수, 국내에서 화제가 된 것도 유리시스템스의 김종훈 사장이 한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자일랜 역시 김윤종(미국명 스티브 김)이라는 한국인이 설립주다. 더욱이 이번 인수는 20억달러라는 거액으로 데이터 네트워크의 무한한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네트워크장비 개발촉진과 함께 이 부문 투자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며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네트워크 전문기업 및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에도 고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인수로 자일랜은 알카텔의 사업부문이 아닌 자회사로 등록되고 김 사장은 3년 계약으로 전문경영인에 영입되며 국내지사인 자일랜코리아는 인사 및 영업에 변동없이 현 조직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