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1일 상용서비스에 나설 제2시내전화사업자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이 국내 최초로 각종 멀티미디어 데이터통신을 혼합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 국내 유무선 통신시장에 일대 회오리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나로의 이같은 서비스 및 가입자 유치전략은 전화를 통한 초고속 멀티미디어 데이터통신의 국내시장 형성이라는 초유의 실험이라는 것과 음성시대에서 데이터통신시대로 넘어가는 국내 통신시장의 진로를 재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기존 유선전화시장의 한계를 철저한 데이터통신 중심 마케팅으로 극복하고 있다. 하나로는 음성전화를 기본 축으로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는 물론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이용한 영상전화·PC통신, 심지어 아파트 건설업체까지 연계한 상품을 개발해 공급에 나서고 있다.
하나로의 이같은 행보는 사실상 기존 데이터통신 역무의 대부분을 패키지로 묶고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솔루션만을 제시하는 동시에 가격 역시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저가를 실현, 음성시대를 대체할 데이터통신시장의 선점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하나로의 상품이 기업고객을 비롯한 기존 우량 전화가입자 및 네티즌 등 통신시장의 여론 주도층을 겨냥하고 있고 실제로 이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어 무선 및 데이터 통신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통신의 대응이 주목된다.
하나로통신은 천리안·유니텔·넷츠고·나우누리 등 하이텔을 제외한 국내 4대 PC통신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회선 자체를 초고속 정보통신이 가능한 광통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하루빨리 확보, 인터넷 이용자를 시내전화 가입자로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PC통신업체 역시 자사의 멀티미디어 정보를 최고 8Mbps의 초고속망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다. 하나로와 PC통신업체들은 앞으로 콘텐츠 및 신규서비스 등 공동상품을 개발하고 요금할인 등 전략적 제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하나로는 이와 함께 대규모 신축 건물에 광통신망을 포설, 자사 서비스의 차별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기간망에 비해 가입자망이 엉망인 국내 현실을 감안, 신규건물·대형빌딩 등에 입주한 일반인 및 기업을 소구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미 부천에 벤처기업용 아파트와 약 5400여세대가 입주할 미아재개발지구 아파트를 건설하는 SK건설과 제휴를 맺었고, 태영·삼성물산·롯데건설·경남기업 등과도 잇달아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 현대산업개발은 물론 주택공사 등과도 신규 아파트의 광통신망 구축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이를 토대로 본격 영업에 나서 8일부터 예약고객 모집에 들어갔다. 예약가입 고객들에게는 서비스별로 10만∼15만원 수준인 가입설치비 및 1개월간 기본요금을 면제해주고 2개월간의 시내통화요금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로는 사업허가 당시만 해도 한국통신이 아성을 굳게 지키고 있는 시내전화시장의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구색맞추기용이라는 평가절하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세계 통신시장의 흐름이 음성에서 데이터통신으로 급격히 넘어가고 있어 상용화를 눈앞에 둔 이제는 돌풍의 주역으로 부상할 기세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