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TT도코모 "i모드" 서비스

 최근 일본에서는 휴대폰으로 간단한 은행업무나 주식거래는 물론 유익한 생활정보에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최대 휴대전화사업자인 NTT도코모가 지난달 22일 개시한 휴대폰을 사용한 새로운 서비스 「i모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전부터도 부분적으로는 이동통신을 매개로 한 주식거래·금융업무 등이 시도되어 왔는데, 이번에 시작된 i모드 서비스는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는 도코모에 의해서, 그것도 매우 다양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갖춰 대규모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일단 관심을 모은다.

 게다가 i모드는 아직은 일부 상품에 국한되지만 물품의 온라인거래까지 서비스에 포함하고 있어 향후 「모빌 전자상거래(EC)」를 여는 계기로 주목된다.

 이 i모드 서비스는 「501i시리즈」라는 휴대폰을 통해 받을 수 있는데, 원하는 데이터정보는 텍스트 브라우저를 장착한 가로 6문자에 세로 8행 정도 크기의 휴대폰 액정화면에 표시된다. 표시면적이 노트북PC나 개인휴대단말기(PDA)에 비해 작지만 데이터 검색이나 티켓 예약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또 통신방식으로는 9600Kbps의 패킷통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에 의해서가 아니라 데이터의 양에 따라 요금이 결정된다. 월 기본료 300엔에 1패킷(128바이트)당 0.3엔이 가산되는 방식인데, 은행이체나 예약의 경우 20∼30엔 정도가 든다.

 이 i모드는 은행업무, 주식매매, 호텔예약, 레스토랑 검색, 뉴스 및 일기예보 정보,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물론 인터넷에 접속해 전자우편을 주고받을 수 있고, 홈페이지 열람도 가능하다.

 i모드의 서비스가 다양하게 된 것은 서비스 추진단계에서 이미 은행·증권사·신문사·여행사 등 각 분야에서 67개나 되는 업체가 정보제공자(IP)로 나섰기 때문이다.

 사실 뒤집어 보면 2100만명에 이르는 도코모의 가입자가 지원한 IP들에는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IP의 쇄도로 도코모는 10대와 20대의 휴대폰 및 PHS 사용자를 대상으로 앙케트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근거로 수많은 콘텐츠의 분류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모빌 뱅킹이나 각종 예약 등은 「거래계」, 뉴스나 일기예보 등은 「생활정보서비스계」, 레스토랑과 도로 및 교통관련 검색은 「데이터베이스계」, 게임이나 점(占)은 「엔터테인먼트계」 등 4가지의 콘텐츠로 분류해 i모드 사용자가 최초로 액세스하는 포털사이트를 설정했다.

 이 가운데 IP가 가장 밀집된 분야는 42개사가 참가하는 「거래계」. 우선 사쿠라·산와·스미토모 등 주요 은행들이 대거 참가하는 모빌 뱅킹에서는 잔금조회를 비롯해 이체 등 서비스 내용이 인터넷뱅킹과 마찬가지다.

 주식에서는 다이와증권과 닛코증권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주식매매를 비롯해 주가조회·시황정보·잔고조회 등이 기본서비스로 제공된다.

 여행서비스에서는 국내는 물론 외국까지 총망라해 팸플릿 없이도 휴대폰 하나로 목적지까지의 교통편과 숙박정보를 원하는 대로 확보할 수 있다. 항공권의 경우도 일본항공·전일본공수·일본에어시스템 등 3사가 운항스케줄·좌석상황 등의 정보를 제공해 손쉽게 예약할 수 있다.

 콘서트나 연극 등의 티켓 예약에는 피아·로손티켓·SS커뮤니케이션스 등 3개사가 참가하고 있는데, 로손만 휴대폰으로 온라인 예약이 가능하며 나머지 2개사는 티켓상황만 파악할 수 있고 예약은 종전처럼 전용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한다.

 이밖에 「거래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아직은 유일한 물건매매 서비스이지만 이기고쿠야서점이 제공하는 「북웹」서비스로, 유망분야로 주목된다.

 「생활정보서비스계」에서는 신문사 등 5개사가 참가해 정치·경제·사회관련 뉴스를 비롯해 일기예보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데, 요미우리신문이 하루 3회 갱신해 제공하는 정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데이터베이스계」에서는 도시바가 콘텐츠를 제공중인데, 레스토랑이나 지역의 교통 및 도로정보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엔터테인먼트계」에서는 게임을 빼놓을 수 없는데, 반다이가 제공하는 퀴즈 형식의 게임 「어디서든 놀자」가 특히 관심을 끈다.

 또 운세를 따지는 「점 코너」도 운영중인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i모드는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등장했는데 얼마나 빠른 속도로 퍼져갈지는 미지수다. 접속료에 정보사용료·월회비 등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가 이미 4000만명을 돌파했고, 수년내 6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일본에서 휴대폰 기반의 정보서비스가 유망분야인 것만은 확실하다.

 따라서 i모드는 모빌 EC의 출발점인 동시에 온라인 정보제공사업의 관점에서도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어 그 향배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