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정보통신망(ISDN) 단말기업체가 고속성장을 위한 날개를 달았다.
최근 ISDN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면서 국내 ISDN 단말기업체들이 잇따라 통신사업자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고속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중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국내업체가 개발한 ISDN단말기가 점차 호평받으면서 수출에도 청신호가 들어와 올해를 기점으로 이들 업체는 큰 폭의 매출 신장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부터 ISDN사업을 시작한 디지텔(대표 이종석)은 최근 대우통신·신광전기통신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디지텔은 대우통신에 1만대를 우선 공급하고 수요에 따라 공급량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ISDN 공동마케팅사인 신광전기통신에도 월 500대 정도를 공급하는 등 ISDN단말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디지텔은 올해 그동안 추진해온 독일·스위스·영국·스페인 등 유럽지역의 대규모 ISDN단말기 수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디지텔은 올해 수출과 내수를 합쳐 판매규모면에서 25만대, 매출액 220억원 정도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생산규모에 비해 무려 2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ISDN단말기업체인 아이앤티텔레콤(대표 강정훈)도 최근 ISDN 공동마케팅사인 코세스정보통신과 신광전기통신에 월 500∼1000대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아이앤티는 중국 국영 통신사업자인 차이나텔레컴에 통합형 터미널어댑터(TA)·디지털 모뎀(S카드) 등 ISDN단말기 전기종을 공급한다. 이를 위해 아이앤티텔레콤은 차이나텔레컴 자회사인 율리안사와 공동으로 합작법인인 유안일렉트로닉스(Yuan Electronics)를 설립했으며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제품 형식승인을 획득했다.
아이앤티는 이달부터 매월 10만달러 규모로 제품을 공급하며 중국 ISDN시장 규모가 커지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매월 30만∼50만달러 규모로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아이앤티는 제품 공급규모가 50만달러를 넘을 때는 별도의 기술 로열티를 받고 중국 현지공장을 통해 직접 생산하는 등 ISDN기술 수출에도 한몫 톡톡히 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올해 수출에서만 500만달러를 목표하고 있다.
지난해 15억원 매출액에 그친 슈퍼네트(대표 전희국)도 최근 하나로통신에 2000대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연초부터 ISDN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슈퍼네트는 이와 별도로 자체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는 수량이 전년에 비해 50∼100% 이상 신장하는 등 ISDN단말기 판매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어 올해 국내시장에서만 14만∼15만대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슈퍼네트 안길승 부사장은 『연초의 이같은 분위기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ISDN업체가 지난해에 비해 100% 이상 성장하는 것은 시간 문제』 라며 『특히 올해 국내에서는 시장점유율면에서 국산 ISDN단말기가 외산을 크게 앞지르고 ISDN단말기가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나가는 ISDN수출 원년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