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동안 일본에서는 세계 제일의 고령화 사회임을 반영하듯 일반주택에서 사용하는 가정용 엘리베이터의 판매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정용 엘리베이터는 가격이 200만엔을 약간 넘어 고급 중형차 한대 값에 맞먹는 고가제품으로 인식돼 아직은 시장규모 자체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판매대수는 꾸준히 늘어 지난 95년 3500대 정도에서 96년 약 5000대, 97년에는 약 6700대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는 9000대로 전년비 34%나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가정용 엘리베이터의 수요확대는 사실상 그 수요의 선행조건인 주택경기가 바닥권을 기고 있는 최근 수년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주택경기는 주택착공 건수가 지난 96년 60여만호를 정점으로 40여만호로 떨어진 채 2년 넘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심각한 수준에 있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도 가정용 엘리베이터의 판매호조를 「기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가정용 엘리베이터에서 이같은 기현상이 벌어지게 된 이유는 수요구조의 변화로 설명되고 있다. 종래는 고령자나 신체부자유자가 수요의 중심이었으나 특히 지난해의 경우는 주수요층이 전체의 65%를 차지한 50대 전후의 「예비실버세대」로 바뀌었다.
예비실버세대가 주수요층으로 부상한 것은 자금면에서 여유있을 때 안락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즉 「장래를 대비한 선행투자」인 셈이다.
게다가 이런 심리에 부응해 지난해 관련업체들은 제품가격을 낮추고, 크기도 작게 해 구매부담을 줄여놓았다.
예비실버세대의 주수요층 부상으로 앞으로도 가정용 엘리베이터의 상승세는 계속돼 판매대수가 올해는 1만대를 훨씬 넘고, 내년에는 2만대 정도, 2003년에는 3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