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청소기회사 일본열도 도전

 최근 일본 가전시장에서는 한 영국기업의 진출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다음달 일본법인을 설립하고 청소기 판매에 나서는 다이슨어플라이언시스.

 이 회사는 지난 93년 설립 이후 불과 5년만에 영국 청소기시장의 50%를 점유하며 초고속 성장하고 있는 가전 벤처기업으로, 청소기에서만큼은 강자로 통한다.

 이런 다이슨이 내세우는 최대강점은 청소기의 생명이랄 수 있는 「먼지 흡인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독자개발 기술.

 기존의 청소기는 일반적으로 종이로 만든 먼지봉투를 사용하는데, 대체로 먼지가 어느 정도 차면 흡인력이 떨어진다. 이에 반해 다이슨의 청소기는 원심력 원리를 이용, 먼지봉투기능을 하는 「수납공간」의 구석에 먼지가 모이도록 해 중심부를 통과하는 공기의 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게다가 일본진출에 앞서 다이슨은 자사 청소기 사양을 일본의 주택구조에 맞도록 개조했다.

 예를 들어 일본 고유의 다다미방에서도 먼지 등을 쉽게 빨아들일 수 있도록 새로운 브러시를 개발했고, 일본의 작은 주거공간을 고려해 제품크기를 절반 정도로 줄였으며 모터 등의 소음도 크게 낮췄다.

 다이슨은 이렇게 개조한 청소기를 다음달부터 일본에서 판매하게 된다.

 주된 판로는 대형 가전양판점이지만 이외에 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통신판매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애프터서비스는 일본법인에서 전화로 접수받고 실제 수리는 일본내 전자기기 제조업체에 위탁해 해결키로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다만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다이슨의 제품 가격은 6만∼7만엔 정도로 현재 일본의 가전양판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일반적인 청소기에 비해 2, 3배나 비싸다.

 그러나 다이슨은 가격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다. 오히려 이미 영국에서 일본을 포함해 다른 업체와 경쟁해 승리한 점을 들면서 「제품의 질로 얼마든지 가격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다이슨에 일본 가전시장이 어느 정도의 관용을 베풀지는 미지수다.

 사실 일본 가전시장은 누구에게도 만만한 곳이 아니다. 일본 자체가 세계 유수의 가전업체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가전왕국으로 그 시장은 최강자들의 각축장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이슨이 일본 가전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일본이 아시아로 통하는 관문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시장에서 제품이 통해야 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도 영역을 확대해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즉 다이슨에 일본시장은 아시아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험대인 셈이다. 이 무대에서 세계 최강자들과 경합하게 될 다이슨이 어느 정도 선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