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정보통신기업들의 국내시장 진출이 잇따르는 등 한국이 세계적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생산거점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수출이 잇따라 진행되는가 하면 한국시장을 두드리는 세계 정보통신기업들의 행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가장 발빠른 움직임이 진행되는 곳은 CDMA로 특화시킨 국내 유망 벤처기업들. 이들은 세계 유력 정보통신기업들의 초점이 되고 있으며 스스로도 외국사와의 지분율 조정이나 OEM 계약으로 CDMA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모토롤러에 PCS단말기를 OEM 공급했던 텔슨전자의 경우 최근에는 미 모토롤러는 물론 모토롤러 브라질과도 새롭게 수출계약을 맺었다. 텔슨전자가 향후 1년간 모토롤러 브랜드로 OEM 공급하게 될 CDMA단말기는 총 2백50만대.
텔슨전자의 김동연 사장은 『CDMA로 특화된 기술력을 인정해 OEM 계약을 제안해오는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택과 어필텔레콤은 지난해 미 모토롤러와의 자본합작으로 이미 CDMA 수출을 공식화한 업체들이다. 지난해 모토롤러를 2대 주주로 끌어들였던 팬택은 올 상반기에만도 총 2500억원 규모의 CDMA단말기를 모토롤러 브랜드로 생산,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해야 할 CDMA 물량이 날로 늘고 있어 팬택은 월 15만대에 이르는 생산규모를 연말경에는 월 30만대 규모로 늘릴 방침이다.
어필텔레콤도 지난해 51%의 지분을 모토롤러에 매각한 이후 세계적 정보통신기업으로의 도약을 진행중이다. 지난해 출시했던 초소형 단말기가 국내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이달말 모토롤러 상표로 출시예정인 폴더단말기도 출시 전부터 반응이 좋아 어필의 수출전망은 「쾌청」이다.
어필은 1년 이내에 월 20만대 규모의 단말기 생산시설을 갖춘다는 목표로 최근에는 덕평나들목 부근에 대지 1만2000명 규모의 공장 신축부지 선정작업을 끝마쳤다.
이밖에 노키아와 에릭슨은 새롭게 한국 CDMA시장을 두드리는 업체들이다. 이들은 그동안 범유럽 이동전화(GSM)에 주력해왔으나 세계 CDMA시장에 대한 야심찬 출사표를 던지며 한국을 신흥 생산기지로 구상중이다.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공장설립보다는 국내업체와의 OEM 계약이나 지분합작이 개발이나 생산을 위해 보다 합리적이라는 게 이들의 진출이유다.
이들은 지사나 공장 신축은 물론 억대 연봉을 약속하며 국내 CDMA 전문가들에 대한 헤드헌팅 작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는 『노키아만 해도 지난 6개월여 동안 많은 공을 들이며 국내업체와의 제휴를 모색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오는 7월부터 국내진출이 합법화되는 일본 단말기 제조사들 또한 활발히 시장조사 작업을 진행중이며 통신사업자인 에어터치와 대규모 유통사인 오디오박스 등도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세계적인 CDMA 생산지로 부상할 만큼 외국기업들은 많은 관심을 쏟고 있지만 정작 국내기업들은 벤처기업들의 기술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개발력과 기술을 외국에 내주지 않으려면 국내기업들간 견고한 연결고리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