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업체들의 상장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 네트워크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업체 중 주식시장에 상장된 업체는 4∼5개사. 또 상장사 중 콤텍시스템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코스닥에 등록된 벤처기업들로 규모나 숫자면에서 타업종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비상장사를 중심으로 주식시장 상장 움직임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어 올해와 내년 다수의 네트워크업체들이 상장사로 변모할 전망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세계 네트워크업계 기류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10억달러를 받고 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 사업권을 넘긴 유리시스템스를 비롯, 세계적으로 내로라 하는 네트워크 기업들이 엄청난 금액으로 경영권을 이양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알카텔이 네트워크업체인 자일랜을 20억달러에 인수하는 사례까지 발생해 네트워크업체는 이제 잘 나가는 벤처업종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특히 유리시스템스와 자일랜의 경우 경영주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국내 네트워크업체의 상장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 두회사의 경영주는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대표적 사례. 또 개인적으로 떼돈(?)을 번 성공사례로 국내 네트워크 경영주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국내 네트워크업체들 역시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상장으로 자본을 증식시키고 경영의 안정을 찾는 한편 주식매각으로 경영권을 이양할 때도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국내 네트워크 전문업체 중 가장 큰 규모인 콤텍시스템은 현재 2부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상태. 지난해 산업은행과 올해초 투자사인 SSGA로부터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해 외부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산업은행에 발행한 주식전환사채 전환일인 오는 10월이면 자기자본 비율이 50% 이하로 떨어져 주식시장 1부 진입이 가능하다고 여기고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아시스템은 내년중 코스닥을 거치지 않고 직상장을 구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성장과 올해 1·4분기의 영업실적을 예상해볼 때 내년쯤이면 직상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외부자본 유치를 고려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이달중 운전자금 형식으로 외부자본 유치계획을 세우는 등 점진적인 자본유치를 통해 경영을 견실화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진이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출신인 미디어링크도 내년쯤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상장을 목표로 다른 네트워크업체와 달리 직접 유통을 하지 않고 대기업 유통부문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장비제조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또 해외진출을 위해 현지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수출전략도 병행 추진하는 등 「몸값올리기」작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장을 고려한 고부가가치 전략인 셈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코스닥에 등록할지 직상장을 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이른 시일 안에 상장해 경영의 안정성을 기하는 데 경영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분사한 네트워크 전문기업 에스넷도 조만간 외부자본을 유치하고 상장할 뜻을 밝혀 내년 이후 네트워크업체의 상장은 「러시」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벤처기업인 네트워크업체들이 경영면에서 안정을 찾고 외형상 일정 규모를 갖추기 위해 주식시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금융시장 개방 이후 외국 투자가들 역시 투자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면에서 국내 네트워크기업들을 지목하고 있어 앞으로 네트워크 기업들의 상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