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보통신(대표 서평원)이 18일 시험통화에 성공한 384Kbps급 영상전송 「IMT 2000」시스템은 국내업계의 차세대 이동통신 연구개발 수준을 한단계 도약시켰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관련업계도 치열한 개발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정보통신업계의 최후, 최대의 승부처로 지목되고 있는 IMT 2000을 둘러싼 업계의 기술경쟁은 「피를 말리는 상황」이다. 이 시장에서 한번 뒤처지면 사업자든 장비업체든 「미래는 없다」고 실토할 만큼 절박하다.
물론 기술력은 NTT도코모·에릭슨·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통신업계 거인들이 한발 앞서간다는 평이지만 기반기술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LG정보통신·삼성전자 등 국내업계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갖고 있다. LG의 이번 시연회가 그것을 증명했다.
LG는 관심의 초점인 기지국용 모뎀칩을 FPGA로 처리했다. 일부에서는 주문형반도체(ASIC)를 실현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LG 기술진은 『표준화가 안된 상태에서 ASIC으로 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며 『세계 표준이 이루어질 경우 2∼3개월이면 ASIC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 최고수준인 384Kbps급 영상전송 속도를 실현한 것은 매우 주목된다. 무선구간에서 동영상을 이 정도의 속도로 보내면 최대시장인 초고속 인터넷 활용은 물론 원격진료·주문형 비디오 등도 가능하다. 쉽게 표현하면 현 원격영상회의 수준의 영상과 속도를 무선으로 처리, 단말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가 선보인 시스템은 또 ATM카드의 경우 가입자 용량이나 비용면에서 외장형에 비해 훨씬 유리한 내장형을 채택했다. 상용화시 경제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LG의 18일 시연회로 외국기업은 물론 숙명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의 경쟁도 볼 만하게 됐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