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이동전화시장에 컴백한 모토롤러가 초기시장 진입전략으로 추진해온 기종별 사업자 공급체계를 사실상 청산했다.
모토롤러는 어필텔레콤과 팬택이 각각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 LG텔레콤과 한솔PCS에 독점 공급키로 한 「MP-8800」 및 「MP-4800」 모델을 지난 2월부터 한국통신프리텔에도 제공하면서 다른 두 사업자와의 독점관계를 사실상 깨버렸다.
실제로 한국통신프리텔은 이달 대대적인 가입자 유치전에 돌입하면서 모토롤러 단말기도 제공한다는 홍보를 병행했다.
이에 대해 모토롤러의 특정 기종을 독점적으로 공급받았거나 받기로 한 한솔과 LG는 『독점계약 파기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경쟁사업자의 공식적인 판매활동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모토롤러 단말기에 대한 배타적 공급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 반응과는 달리 모토롤러측에 항의를 공식적으로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도 사실상 「독점 파기」를 인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계약을 파기하면 문제를 제기해야 하지만 자칫 모토롤러의 심기를 거스를 경우 향후 예상되는 불이익이 더 클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토롤러가 이미 시판중인 제품은 물론 시장출시를 눈앞에 둔 신제품 역시 소비자들의 호응이 만만치 않아 사업자들로서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지난 2월 모토롤러가 계약파기 움직임을 보일 당시 해당업체의 한 관계자는 『적절한 보상만 뒤따른다면 시장상황에 따라 조절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