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가전업계, 신학기 맞아 휴대형 MD플레이어 판매전 가열

 신학기를 맞아 일본 가전업체들의 휴대형 미니디스크(MD)플레이어 판매전이 가열되고 있다.

 휴대형 MD플레이어시장은 일본 소니가 독주를 하고 샤프가 뒤를 이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마쓰시타전기산업·일본빅터·켄우드·카시오계산기 등이 새로 참여하면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해말 신제품을 선보이며 이 시장에 뛰어든 이들 업체는 그동안 시장점유율 2위를 지켜온 샤프와 2위권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일주일 단위로 시장점유율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접전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이들 참여업체는 각기 특색있는 상품을 통한 시장공략을 전개하고 있어 도입기를 지나 본격적인 보급기를 맞고 있는 휴대형 MD플레이어시장을 둘러싼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후발업체들의 잇따른 시장참여로 선발업체인 소니와 샤프가 기존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기는 불가능에 가깝고 결국 두 업체의 점유율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 샤프와 마쓰시타의 치열한 2위 싸움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휴대형 MD플레이어의 가격도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전자상가 등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이 2만엔 이하인 제품이 등장, 휴대형 콤팩트디스크(CD)플레이어와의 가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들 업체의 시장확보 전략도 그동안의 소형화 일변도에서 점차 다양화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켄우드는 가격면에서 타업체와 차별을 뒀다.

 켄우드의 관계자는 『처음부터 일부러 가격을 내릴 생각은 없었다』고 하지만 이 회사가 지난달에 선보인 제품은 재생전용으로는 처음으로 권장소비자가격이 3만엔 이하로 설정됐다.

 사실 켄우드는 지난 연말연시 판매전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품의 컬러만으로는 타사와의 차별성을 두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낮은 가격으로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 있다.

 한편 켄우드와는 달리 세대별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도 눈길을 끌고 있다.

 샤프의 경우 중·장년층의 업무용으로 용도를 맞추고 녹음과 재생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샤프는 휴대형 MD플레이어시장의 70% 이상을 재생전용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경쟁업체가 적은 녹음·재생 제품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소니도 제품의 소형·경량화를 비롯해 편집 등 각종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는 한편 일선매장의 제품전시를 보기 좋고 이해하기 쉽게 해 중·장년층 고객을 포섭하는 등 선두 2사는 폭넓은 수요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빅터의 경우 단순히 제품을 소형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업계 최초로 질감이 좋은 「스테인리스강」을 사용해 고급스러움과 디자인의 멋을 살려 매장에서 눈길을 모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일본빅터의 모회사인 마쓰시타는 제품의 초소·초경량 및 장시간 재생기능 등 기본적인 사용편의성을 강조하는 노선을 전개함으로써 일정한 공략목표를 정하지 않고 폭넓은 수요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일본전자기계공업회(EIAJ)의 조사에 따르면 휴대형 MD플레이어는 지난해 일본시장에 출하된 대수가 전년대비 45.8% 늘어난 약 223만대에 이르렀으며 EIAJ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95년부터 98년까지 4년에 걸친 누계 출하대수는 약 520만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돼 침체되어 있는 일본 가전시장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휴대형 MD플레이어시장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수요층의 중심도 기존의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 중심에서 점차 여성층 및 중·장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수요층의 변화에 따라 각 업체들의 MD플레이어 전략도 더욱 다양하게 변화할 전망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