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애플리케이션 프로토콜(WAP)이 업체들의 잇단 지원을 받으면서 휴대단말기의 표준데이터 전송규격으로 급속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WAP는 GSM·TDMA·CDMA·CDPD 등을 포함한 모든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모빌컴퓨터용 아키텍처로, 에릭슨·모토롤러·노키아·언와이어드 플래닛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지난해 결성한 WAP포럼에서 개발했다.
이후 AT&T·벨사우스 와이어리스 데이터·IBM을 포함해 세계 60여개의 유력 통신·컴퓨터업체들이 WAP규격을 지원하고 있어 표준화는 시간문제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와 관련, 노키아와 알카텔은 최근 WAP규격의 GSM방식 휴대전화를 각각 선보이고 이를 통한 인터넷접속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의 GSM폰은 WAP 프로토콜을 통해 전자우편은 물론 날씨·교통정보·홈뱅킹 등 한정적이나마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모델 「7110」을 내놓은 노키아의 경우 이달부터 프랑스텔레콤과 협력해 인터넷 시험서비스에 들어갔으며 알카텔도 자사 WAP폰인 「세게텔」의 출시와 함께 지난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노키아는 내년까지 「7110」 WAP폰이 전체 GSM폰의 10∼1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릭슨·노키아·사이언의 모빌컴퓨터 합작사인 심비언 역시 모빌용 운용체계(OS)인 「EPOC」를 통해 WAP규격을 지원하는 등 WAP에 대한 통신업체들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모빌컴퓨터 업체들도 단말기에 채용되는 인터넷 검색용 브라우저(마이크로브라우저)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WAP의 마크업언어 일부를 잇따라 채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WAP는 무엇보다 월드와이드웹 모델에 기반한 네트워크 중심의 컴퓨팅 패러다임을 무선 도메인 안에 만들어 놓음으로써 모빌컴퓨터 이용환경에 일종의 혁신을 가져온 프로토콜로 평가할 만하다.
즉, 모빌컴퓨터와 인터넷이 접목되면서 모빌컴퓨터를 통해 첨가파일을 포함한 완벽한 전자우편 송수신은 물론 은행 계좌확인이나 주식시세 확인이 가능하고 식당에 관한 정보를 검색해 원하는 곳에 예약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아키텍처는 다른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과 달리 WAP에 기반한 프로그램에 대해 무선통신의 전송방법과 단말기 유형에 상관없이 모두 운용이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WAP는 기본적으로 모빌컴퓨터에 최적화한 마이크로브라우저의 규격을 명시함은 물론 프로토콜 전환이나 모빌컴퓨터에 맞는 데이터전송을 최적화시킴으로써 무선 네트워크와 유선 인터넷간의 게이트웨이 기능을 하는 프록시서버 규격도 조건짓는다.
이같은 WAP는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엄청난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나 모빌컴퓨터 업체에 호환제품 개발 및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활발한 투자의 길을 열어준다는 측면이 있다.
이 결과 기업들의 경우 이동통신 단말기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첨단서비스나 보다 안정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데스크톱PC에서 출발한 인터넷 관련기술은 서버, 유선 데이터 네트워크, 그리고 대역폭 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모빌컴퓨터의 경우 크기나 컴퓨팅 파워, 입력방법 등에서 많은 제약을 받기 때문에 컴퓨터는 단말기의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스펙이 필요하다.
무선 네트워크 역시 좁은 대역폭과 대기시간, 서비스 사용의 한계, 불안정한 접속 등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WAP 아키텍처는 모빌 클라이언트와 서버 사이에 모빌용 콘텐츠를 암호화, 또는 해제하도록 설계된 게이트웨이를 추가함으로써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한다.
이 게이트웨이는 또 모빌컴퓨터와 네트워크 서버간에 통신이 가능토록 하는 표준부품들을 지원하기 때문에 특정 제품에 관계없이 모든 무선 네트워크에 걸쳐 애플리케이션 제작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또다른 WAP의 특징은 기존 인터넷 표준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WAP의 무선 마크업 랭귀지(WML)는 핸드헬드 디바이스 마크업 랭귀지(HDML) 규격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 언어는 바로 익스텐서블 마크업 랭귀지(XML)인 것이다.
WAP에 기반한 마이크로브라우저 기술은 또 모빌컴퓨터가 서버로부터 받은 정보를 최적의 상태로 디스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이 마이크로브라우저는 메모리 등 모빌컴퓨터의 자원에서 최소한의 자리만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모빌단말기라도 마이크로브라우저를 채용하게 된다.
그런데 WAP를 통해서는 텍스트 외에 그래픽·애니메이션까지 추가할 수 있고 터치스크린이나 키보드 등 다양한 입력장치도 지원함으로써 스리콤의 팜파일럿이나 윈도CE 단말기 등에서 마이크로브라우저로 검색한 콘텐츠를 보다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대부분의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의 경우 웹서버와 WAP 프록시서버를 이용,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모빌컴퓨터로 콘텐츠를 전송하지만 휴대전화 서비스업체들은 WTA(Wireless Telephone Application)서버를 이용해 WAP 클라이언트로 직접 전송할 수 있는 것도 한 특징이다.
<구현지기자 hj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