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간에서의 경매가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경매는 입찰자, 매도자, 경매 대행인 등 특정인들이 모여 요란스러운 몸짓이나 시끌벅적한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만 여겨졌으나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경매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생각도 못했던 상품들이 인터넷상에서 경매로 이루어지면서 매도자와 낙찰자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경매문화가 창출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은 특히 속도를 필요로 하는 거래에 유리한 만큼 증권거래 등 일부 거래에 대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미래와사람이 투자한 「인터넷 경매(www.auction)」는 사이트를 대폭 개편한 이후 한달 평균 200%에 가까운 회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중고PC와 다기류, 책 등 일부품목이 경매에 나올 정도로 초라했지만 최근에는 하루 평균 500종류의 상품이 거래되는 활황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거래된 물품 중 가장 큰 금액은 700만원대의 중고자동차. 또 등록된 물건 중에는 수억짜리 중고기계도 있다. 특히 「인터넷 경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게시판식 경매를 통해 고객들이 입찰 및 낙찰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나열식 경매방식을 탈피해 새로운 형태의 경매를 추진하고 있다.
외국의 인터넷 경매사이트도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5년 개설된 경매사이트 「e베이(www.ebay.com)」는 개설 3년 만에 미 유력 경제주간지에 최고의 웹사이트로 선정될 만큼 급성장했으며 현재 200만명의 고객이 등록돼 있다. 또 온세일(www.onsale.com)사이트도 개설 2개월 만에 입찰건수가 100만건을 돌파했으며 10대 전자상거래(EC)사이트로 꼽혔다. 아마존 온라인 경매사이트는 올 연말까지 온라인 경매 선두업체인 「e베이」에 필적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야후의 경우 버터필드&버터필드·라비드 같은 경매 전문업체와 잇따라 제휴하는가 하면 지오시티스에도 경매코너를 신설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온라인 경매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사이버 경매에 고무돼 삼성SDS 컴퓨터통신 유니텔도 게임형 온라인 경매를 오픈했다. 유니텔의 온라인 경매는 프로그래밍된 경매 에이전시를 통해 자동 진행되는 게임형. 구매자가 입찰가를 지정해 놓으면 시스템상에서 자동으로 경매가 진행된다. 특히 「유니텔 경매」는 신용확보를 위한 평가제도도 운영한다. 매도자와 낙찰자간 불신을 없애기 위해 경매경력을 고지함으로써 신용이 나쁜 사람은 경매에 참여할 수 없도록 회원자격을 박탈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도자나 낙찰자 모두 경매물품에 대한 적절한 가격을 보상받을 수 있고 중계인을 통하지 않은 직접 매매로 참여의식이 고취되는 것이 경매사이트 인기몰이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며 『앞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경매는 더욱 활발해져 전자상거래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