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무선 종합통신업체로 변신할듯

 LG와 현대의 반도체 빅딜협상이 급류를 타면서 국내 최초로 유무선을 망라한 거대 종합통신사업자(LG)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LG의 데이콤 지분 한도(5%) 문제 역시 정부의 종합통신사업자 육성이라는 기본 방침과 현실론이 맞물려 반도체 빅딜과 함께 패키지 형식의 일괄타결이 유력시된다.

 이에 따라 무선분야 직접 진출의사를 이미 천명한 한국통신과 LG라는 종합통신사업자간에 시장 지배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SK텔레콤은 물론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까지 가세할 내년도 IMT2000 사업자 선정은 그 직접적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정몽헌 현대 회장이 반도체 빅딜조건으로 『일정액의 현금과 통신사업자 보유 지분도 포함하겠다』고 밝히고 LG 역시 원칙에는 찬성, LG의 종합통신사업자 변신이 현실화됐다.

 현재 현대그룹이 보유한 기간통신사업자의 지분은 데이콤 6.21%, 온세통신 24.63%, 하나로통신 약 7%다. 온세의 경우 우호지분을 포함, 36%가 넘는 최대주주다. LG는 데이콤 4.95%, 하나로 4% 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LG는 데이콤의 경우 5% 지분 제한에 걸려 있지만 우호지분을 합치면 35%가 훨씬 넘는다. 또 데이콤은 하나로의 최대주주(약 10%)다.

 이처럼 얽히고 설킨 지분 관계를 감안할 때 LG가 현대의 지분을 모두 넘겨 받게 되면 데이콤은 물론 온세·하나로마저 손에 넣게 된다. 기존 LG텔레콤을 중심으로 이동전화·시내·시외·국제전화를 모두 제공하는 거대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이제는 정부가 과연 LG의 데이콤 지분제한을 풀어주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문제는 주무부처인 정통부장관으로서도 결정하기 어려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결국은 반도체 빅딜과 일괄타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오는 7월부터는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한도마저 풀리는 마당에 국내업체의 지분제한만을 고집하는 것은 모양도 어색하고 완전시장 개방에 대비, 종합통신사업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기조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국내업계 최후의 승부처로 불리는 IMT2000사업자 선정을 1년여 앞두고 통신시장 구조조정의 막이 오르게 됐고 LG가 그 한복판에 섰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