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네트워킹 선두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 존 체임버스 사장의 방한은 「인터넷 전도사」로서 인터넷 포교를 위한 것이었다. 8일 저녁 방한한 체임버스 사장은 이튿날 한국통신·데이콤·하나로통신·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국내 전자·통신업체 회장들과 면담을 가진 데 이어 10일에는 김종필 총리와도 회담을 가졌다.
특히 김종필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한국에 대한 투자를 기대했으나 큰 성과는 없었다. 그보다는 인터넷시대에 대비한 정부의 준비과정을 강조한 면이 두드러진다. 미국이 주도한 인터넷은 그 어떤 산업보다 성장속도가 빨라 미국내에서는 300%, 전세계적으로 연평균 100%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코시스템스도 매년 40%의 성장을 유지해왔다. 체임버스 사장은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아시아 국가에서는 정부 주도의 인터넷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 역시 체임버스 사장을 만난 것은 전자정부 구현을 앞두고 인터넷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선언적 의미가 강하다.
인터넷 네트워킹 분야의 선두업체 사장으로서 차세대 통신의 강자로 군림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존 체임버스 사장은 무엇보다 인터넷을 인식하는 마음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시스코시스템스가 벤처기업 성공의 모델로서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원인은.
▲크게 네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기술이 접목돼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무엇보다 고객들의 성공이 큰 몫을 했다. 둘째, 정확한 비전 제시가 당시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케 함으로써 부가적인 이득을 누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인터넷이라는 생활패턴의 변화가 한몫했다. 셋째, 경쟁업체에 비해 기술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이다. 타 업체에 비해 전문기술인력을 5∼10% 이상 확보하고 있는 것이 큰 힘이 됐다. 미국내에서는 상상도 못할 3%의 이직률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넷째, 사원들에 대한 믿음이 공존공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회사도 이에 맞춰 이득을 공평하게 분배해 사원당 평균 25만달러의 주식을 분배했다.
-한국의 IMF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한국의 IT산업은 지난해 대비 80%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T산업이 한국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 대한 투자 계획은.
▲직접투자나 하드웨어적인 투자보다 한국내 파트너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시스코 네트워크 아카데미」 설립 등을 통한 간접투자를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번 방한으로 이루어진 성과가 있다면.
▲많은 경영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인터넷 혁명을 인식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정부 고위관리자와 기업경영인들의 마인드를 고취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