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카드로 음악 불법 복제 더 이상 못한다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한 휴대형 음악플레이어는 지난해 등장한 이후 계속 시장을 확대하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새한정보시스템의 「mp맨」,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시스템의 「리오PMP300」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휴대형 음악플레이어에 대해 대형 레코드회사는 「저작권 보호 기능의 불충분」을 이유로 많은 불만을 나타내며 콘텐츠 제공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왔다.

 이와 관련, 최근 일본에서는 휴대형 음악플레이어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를 겨냥해 이 기기의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휴대형 기기에 사용하는 소형 메모리카드에 저작권 보호 장치를 탑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데 그 중 소니와 도시바가 최근 잇따라 발표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소형 메모리카드를 사용한 저작권 보호에는 주로 두 가지 방법이 이용된다. 소형 메모리카드 내부에 암호화 대규모집적회로(LSI)나 고유 암호화 키를 탑재하는 방법과 소형 메모리카드에 고유 식별번호만을 써넣는 방법이다.

 이들 방법에서 콘텐츠를 올바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른 매체에 복제할 경우 재생할 수 없다.

 두 방법의 차이는 콘텐츠를 소형 메모리카드 안쪽에서 암호화하느냐 아니면 외부에서 암호화하느냐이다.

 전자는 소형 메모리카드 내부에서 콘텐츠를 암호화하는 관계로 암호화 키가 매체의 외부로 빠져나갈 위험이 적기 때문에 안전성이 뛰어나다. 이에 반해 후자는 암호화 LSI 등을 내장하지 않기 때문에 매체비용이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소니의 기술은 이 회사가 개발한 메모리카드 「메모리 스틱」에 암호화 LSI나 암호화 키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전자에 해당된다.

 이 기술은 사실 소니가 올해 말 시장 투입을 목표로 개발중인 메모리 스틱을 사용한 휴대형 음악플레이어 「메모리 스틱 워크맨(가칭)」을 위한 것으로 「매직게이트(가칭)」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매직게이트에 대응한 메모리 스틱은 매직게이트 대응기기와의 사이에서 공개키 암호방식을 응용한 방법으로 서로 인증한다. 상호인증이 이루어지면 암호화한 콘텐츠의 기록·재생이 허용된다.

 소니는 또 이 방법을 토대로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작권 보호 기술 「오픈MG(가칭)」를 개발했다. 이것을 이용하면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음악콘텐츠나 오디오CD에서 읽어낸 음악콘텐츠를 개별적으로 암호화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 기록할 수 있다.

 도시바의 저작권 보호 기술은 이 회사가 개발한 소형 메모리카드 「스마트미디어」에 고유의 식별번호를 써넣는 방식으로 후자에 해당한다. 스마트미디어에는 최대 128비트의 식별번호를 써넣는다.

 식별번호를 넣은 스마트미디어는 일본전신전화(NTT)와 고베제강소가 올 가을 상품화를 목표로 공동개발중인 휴대형 음악플레이어 「솔리드오디오(가칭)」에 채용할 예정이다.

 NTT와 고베제강소는 솔리드오디오와 함께 식별번호를 사용하는 음악전송 시스템 「InfoBind(가칭)」도 개발중이다.

 이 시스템에서는 콘텐츠를 전송하기 위해 스마트미디어에 써넣은 식별번호를 솔리드오디오와 음악전송서버 사이에서 오가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록매체로부터 식별번호를 부정한 방법으로 읽어내면 콘텐츠의 복제가 가능하게 된다. 이 때문에 도시바의 스마트미디어에서는 식별번호의 해독이나 변경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스마트미디어에 써넣은 식별번호는 일반 메모리 영역과는 다른 특수 영역에 기록하는 것이 특징인데 플래시EEP롬 내부에 16KB의 고쳐쓸 수 없는 영역을 설치해 그곳에 식별번호를 넣는다.

 또 InfoBind는 매직게이트와 달리 PC에서 음악콘텐츠를 재생할 수 없도록 했다.

 한편 소니·도시바 등과 같은 제조업체들의 저작권 보호 기술개발에 호응해 대형 레코드회사를 중심으로 저작권 보호 기술 표준화 움직임도 개시됐다.

 특히 이와 관련, 음악콘텐츠의 저작권 보호 기술을 검토하는 단체인 시큐어디지털뮤직이니시어티브(SDMI)는 오는 6월 말 휴대형 음악플레이어의 저작권 보호 기술과 관련한 요구사양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 대형 제조업체들은 휴대형 음악플레이어의 상품화에 대거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