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에 대한 이러한 불편함은 지난 1947년 이후 킬러앱이 등장하는 속도가 괄목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47년은 트랜지스터가 처음 개발돼 디지털시대가 시작된 해다.
이후 디지털 기술은 킬러앱을 하나씩 잉태해 선보였으며 점차 그 횟수도 잦아졌고 속도도 빨라졌다. 나아가 오늘날의 전자상거래에서 볼 수 있듯이 킬러앱간 공조체제를 갖추어 나가는 양상까지 띠고 있다.
컴퓨팅 장비들은 크기는 점차 작아지고 값은 싸지면서도 성능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기존의 메인프레임, 중형컴퓨터 및 워크스테이션에서부터 퍼스널 컴퓨터, 노트북 및 개인휴대단말기(PDA)로 관심이 바뀌고 있다. 심지어는 자동차 및 가전제품은 물론 도로와 신용카드 나아가 의복에까지 컴퓨터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들 장치는 데이터베이스와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합, 비즈니스 활동과 관련된 모든 전문직업과 행위에 대한 특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임러 벤츠는 이미 인터넷에 대응할 수 있는 자동차를 선보였으며, 또한 글로벌 위치추적 위성을 활용해 모든 목적지에 이르는 방향정보를 음성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내장착용 무선 컴퓨터를 현재 독일에서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이제 점차로 기술부문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모든 산업계는 이를 통해 직접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현대 역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힘을 갖게 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몇가지 기본원리가 있다. 첫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친숙한 무어의 법칙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디지털 기술이 첫선을 보이던 시기에 인텔을 창립한 고든 무어라는 한 전기기술자가 무어의 법칙을 처음 주창했다. 이 법칙은 반직관적이며 동시에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반엔트로피」 원리로 마치 살찐 고양이처럼 통통하면서도 조용하고 행복에 겨워 공공연히 벙긋벙긋 웃으면서 디지털이라는 우주의 한가운데 턱 버티고 서 있다.
무어는 그의 동료들이 연속되는 각 제품의 세대별로 반도체 칩의 크기를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목격했다.
무어는 축소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초 물리학은 그 나름대로 상당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크기가 줄어듦에 따라 파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 이유는 회로가 더욱 가까이 위치하는 데다 또한 더 많은 회로를 하나의 칩에 실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어는 새로운 세대의 칩은 이전 세대의 칩보다 성능면에서는 두배로 늘어나면서 18개월마다 생산이 가능하다는 철저한 신념을 간직하면서 새롭게 설립한 회사에 인생의 승부수를 던졌다.
무어에 따르면 새로운 칩의 생산비용은 이전 칩의 생산가 이하였다. 그 이유는 제조기술이 향상된데다 특히 물량 증대에 수반되었던 신규설비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감가상각을 계상한 장비에서 생산된 칩들이 실제로 이전의 칩들보다 훨씬 더 값이 저렴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