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그래픽 칩시장 주도권 경쟁치열

 3차원 그래픽칩 시장을 둘러싸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3와 바이어가 이달 초 제휴, 그래픽칩 신제품 개발을 선언한 가운데 이 분야 최대업체인 ATI와 인텔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우선 S3와 바이어는 제휴를 통해 코드명이 「새비지NB」인 제품을 개발, 올 하반기부터 출시키로 했다.

 새비지NB는 S3의 「새비지4」 그래픽 엔진의 장점을 바이어의 「아폴로 프로」 칩세트 디자인에 통합한 것으로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와 인텔 프로세서 기반 PC 모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각각 그래픽칩과 PC용 칩세트 시장의 주요업체인 이들의 제휴는 특히 프로세서 시장에서 비인텔 칩세트를 사용하고 있는 AMD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AMD의 프로세서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4분기 기준으로 전년동기의 6.6%에서 15%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같은 AMD의 위상강화가 시장 역학구도에 변화를 초래하면서 칩세트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S3와 바이어의 그래픽통합 칩세트 개발 움직임에 앞서 SiS가 보급형 제품을 발표, 컴팩과 휴렛패커드(HP)가 제조하는 AMD 프로세서 기반 컴퓨터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바이어 자신도 이번 S3와의 제휴에 지난해 이미 트라이던트 마이크로시스템스의 그래픽 기술을 이용한 AMD 프로세서용 그래픽 통합 칩세트인 「아폴로 MVP4」를 발표한 바 있다.

 그래픽 통합 칩세트의 개발은 이처럼 최근 들어 하나의 새로운 시장추세로 자리잡으면서 인텔 독주의 칩세트 시장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텔도 지난해 발표한 「i740」의 후속기종이라 할 수 있는 「810(코드명 휘트니)」 칩세트를 이달 말 발표하는 것을 계기로 그래픽칩 및 칩세트 시장의 주도권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인텔이 발표할 810 그래픽 통합 칩세트는 표준 칩세트에 3차원 프로세싱 유닛을 통합한 것이 특징으로 별도의 하드웨어 장비를 갖추지 않고도 PC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DVD 드라이브나 오디오 기능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이 그래픽 칩세트의 발표가 칩세트와 연관된 자사 프로세서의 판매증가로까지 이어져 그동안 저가 칩시장에서 AMD에 잠식당한 점유율을 회복하는데도 일정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 통합 칩세트는 일반적으로 이들을 각각 별도로 사용할 때보다 성능은 약간 떨어지지만 코스트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일부에선 그래픽 통합 칩세트를 사용하게 되면 PC 제조업체들의 제조비용을 10달러 이상 절감할 수 있고 PC 최종 소비자가에선 최고 100달러의 가격차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다.

 때문에 최근 1000달러 이하 PC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경쟁력을 중요시하는 PC 제조업체들의 관심을 끌게 되면서 그래픽 통합 칩세트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시장의 34%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의 그래픽칩 업체인 캐나다의 ATI는 PC 시장에서 구축한 영향력을 관련분야로까지 확대시키기 위한 신규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크로매틱 리서치를 인수하고 핸드헬드 게임기와 통신 단말기 등 이른바 「컨슈머 어플라이언스」용 그래픽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 회사는 최근 TV 세트톱 박스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한편, 퀀텀 이펙트 디자인(QED)사의 고속 프로세서를 자사 그래픽칩과 통합한 제품을 개발키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세트톱 박스는 TV를 인터넷 접속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으로 기능면에선 PC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고객층에 차이가 있으며 디자인도 반드시 「윈텔(윈도+인텔)」에 의존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ATI가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개척하려는 분야다.

 ATI는 이를 위해 「레이지XL」과 「레이지」 칩 등 자사의 그래픽칩과 QED의 프로세서인 「RM5231」을 통합한 2세대 세트톱 박스용 「원더Ⅱ」 아키텍처로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이다.

 250㎒의 처리속도를 내는 RM5231과 ATI의 그래픽칩이 통합되면 2, 3차원 그래픽 및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 제어가 가능하다고 QED측은 밝혔다.

 ATI는 이에 따라 세트톱 박스용 그래픽칩의 주요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이미 수백만개에 달하는 칩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