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정보통신망(ISDN)용 단말기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SDN서비스 사업자의 가입자 유치경쟁과 더불어 디지텔·슈퍼네트·아이앤티텔레콤 등 국내 ISDN 단말기 업체 간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말기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ISDN 사용시 필수장비로 망종단장치(NT)를 내장한 TA(Terminal Adapter) 단말기 가격은 지난해 9월 32만∼33만원이었으나 6개월이 지난 최근에는 17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ISDN TA단말기 가격이 매월 2만∼3만원씩 내려가는 등 올들어 가격하락이 가속되자 일부 업체는 가격 추가하락을 우려, 상당수의 물량을 공급가격 이하에 시장에 내다파는 등 투매에 나서면서 가격 왜곡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부가 ISDN 활성화를 위해 단말기 업체에 가격인하를 종용하고 있는데다 단말기 업체가 시장선점을 위해 제살깎이식 가격인하 경쟁에 나서면서 국산 단말기가 저가로 인식돼 오던 대만산보다도 오히려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ISDN TA의 경우 국산과 대만산 모두 17만∼19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국산 단말기에는 추후 기기 확장을 고려해 대만산에 없는 ST인터페이스가 장착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만산보다 2만∼3만원 가량이 싸다는 분석이다.
단말기 가격을 인하하려면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 양산체제를 갖추거나 독자적인 핵심칩 설계기술을 확보해야 하지만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대부분은 마진을 낮추는 박리다매식 가격인하를 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저마진 출하경쟁으로 국산 단말기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싼 단말기로 전락한 실정』이라며 『중소규모에 불과한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시장선점을 위한 가격경쟁보다는 기술개발에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적정마진 확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