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이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한다.」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0월 우체국이 갖고 있는 우편망·금융망·정보망·물류망을 연계하는 우체국 전자상거래를 추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정보통신부 안 대로라면 2001년 9월 이후 소비자들은 인터넷으로 우체국 쇼핑몰에 접속해 일반적인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각종 문화정보 제공, 민간 금융권 및 기업과 연계한 전자결제서비스, 각급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행정민원서비스까지 우체국을 통해 받게 된다. 또 기업과 정보제공업체들은 통신망을 별도로 깔지 않고도 우체국망을 빌려 전국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정통부는 국내 최고의 전자상거래시스템을 도입, 운용한다는 계획 아래 오는 2001년까지 모두 254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99년 1월부터 99년 4월(개발기간 기준)까지를 시범 단계로, 99년 9월에서 2000년 8월 사이를 구축단계, 2000년 9월에서 2001년 8월까지를 확산단계로 구분해 사업을 벌이게 된다.
1단계의 시범사업자로 데이콤ST, 데이콤인터파크 등의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며 7억원의 예산으로 99년 5월까지 현재 우체국에서 이뤄지는 우편판매를 인터넷 상거래 형태로 바꾸기 위한 머천트 서버를 개발한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일반인들은 현재 우체국에서 우편 판매하는 584개 품목 1692종의 기존 우편주문 상품(98년 10월말 현재 기준)을 사이버 공간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한 예로 우체국 사이버쇼핑몰을 통해 영광굴비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단순히 특산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어디에서 조기를 잡아 어떤 방식으로 건조했고 어떻게 요리를 해야 제맛이 나는지 등 다양하고 자세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2000년 9월부터 2001년 8월 사이의 확산 단계에서 정통부는 넓은 의미의 전자상거래를 구현하기 위해 행정, 민원서비스를 도입하는 동시에 우편물류, 민간택배시스템과 연계한다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물론 상품과 아이디어만 가진 민간기업들도 별다른 자금투자 없이 우체국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이용해 쉽게 정보시스템·물류·택배 등에서 가장 효율적인 쇼핑몰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100년 동안의 긴 잠에서 깨어난 우체국이 최근 전세계적 관심사인 전자상거래 시장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