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 시대에 새로운 상거래의 전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 가상 쇼핑몰이다. 흔히 전자상거래(EC)의 영역 가운데 기업 대 소비자(BC) 부문으로 지칭되는 인터넷 쇼핑몰은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어느새 생활의 한 부분으로 다가왔다. 이제 물리적 상점공간, 직접 대면을 통한 대금지불, 운반수단에 의한 배송이라는 전통적인 상거래 환경이 지능적인 사이버공간으로 서서히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실물 상거래 환경에서 주문·지불·결제·배송 등 거래단계별 행위가 필요하듯 사이버 공간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에 의해 직접 수작업 처리되던 거래행위를 발달된 소프트웨어(SW)가 맡는다는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이 하나의 완결된 체계를 갖추려면 상점·상품공급업체·물류업체·지불대행업체·소비자 등 거래주체간의 업무가 완벽하게 전산화돼야 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단순히 도구적인 수준에 머물렀던 EC BC 솔루션들이 이제 서서히 형체를 갖춰가고 있다. 조잡하고 개별적인 응용프로그램들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을 주도하면서 각종 부가기능의 통합을 끌어가는 분야가 머천트솔루션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96∼97년 인터넷 쇼핑몰 초기 생성단계에서는 하나의 패키지 SW를 이용하는 사례가 드물었다. 쇼핑몰 운영업체가 직접 소화하거나 시스템통합(SI)업체 등에 의뢰하는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외 전문 SW업체들을 중심으로 머천트솔루션이 속속 선보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패키지 형태의 머천트솔루션을 이용한 쇼핑몰 구축이 대세가 되고 있다.
패키지솔루션도 초기에 비해 지능화·통합화하고 있다. 효율적인 상점·소비자 정보관리를 머천트가 알아서 척척 해준다. 안전한 지불정보 처리를 위해 복잡한 작업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머천트에 신용카드를 비롯한 각종 지불기능이 탑재되는 것은 물론 암호화 등 보안기능도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좀 더 진보해야 할 측면도 적지 않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들은 지불정보와 개인신상정보의 안전한 전송을 위해 정보보호 부문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편적인 인터넷 환경에서는 쇼핑몰과 상품공급업체·배송업체 등의 업무처리가 엑스트라넷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인터넷으로 직접 쇼핑몰시스템에 접속, 상품정보를 입력하고 수정·삭제하는 것은 물론 배송결과도 확인하게 된다. 이에 따라 쇼핑몰과 상품공급업체·배송업체간 거액의 대금정산도 인터넷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인터넷을 통한 쇼핑몰과 외부업체간의 안전한 거래를 위해서는 암호기술 외에도 거래 주체들에 대한 인증기술이 필요하다.
신용카드 거래시에는 「SET」이라는 안전한 지불결제 프로토콜이 존재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다양한 지불수단을 포용할 수 없다. 머천트솔루션이 이처럼 안전한 지불결제기능을 통합할 수밖에 없다는 게 다수의 견해다.
이밖에 머천트솔루션의 멀티미디어 속성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들어 인터넷상에서 멀티미디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상품정보를 음성·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머천트솔루션 가운데 외산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이트서버」, 인터숍커뮤니케이션스의 「인터숍」, 오라클의 「ICS」, IBM의 「넷커머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회사는 자사의 DB, OS, 웹서버 등의 플랫폼과 함께 통합솔루션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전에 플랫폼을 장악했던 대형 SW·시스템 업체들이 새로운 EC환경에서도 고삐를 쥐려는 의도다. 실제로 이들 해외 업체는 앞으로 BC분야, 특히 머천트솔루션이 각종 부가기능을 대폭 수렴하면서 EC의 얼굴이 될 것으로 판단, 국내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국내 업계의 반격도 만만찮다. 이네트정보통신의 「커머스21」, 파이언소프트의 「OSSB」, 프로라인의 「프로라인숍」, 싸이버텍홀딩스의 「웨브로마트」, 다우기술의 「웹스토어」 등이 서로 한치의 양보없는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경쟁무기는 무엇보다 국내 상거래 환경에 적합한 제품기획과 기능구현 능력이다. 올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머천트솔루션 시장의 성공적인 진입 여부에 따라 국내 벤처기업들의 활동무대도 지구촌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낙관하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