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체신국(USPS)은 지난 100여년간 상승하기만 했던 매출액이 최근 들어 감소하고 있다고 난리다. 아마존·익사이트 등 대표적인 포털서비스업체들은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지만 이들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한때 모토롤러와 같은 대형 통신기업의 하청업체였던 시스코는 100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보유한 최대 네트워크업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변화를 가져온 것은 인터넷 비즈니스다. USPS의 매출액 감소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넷스케이프 등이 제공하는 전자우편 활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적자가 누적되는 포털사이트의 주가 폭등은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성장가능성을 보고 주식을 구입하는 이들이 폭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기 전까지 인터넷은 정보 공유의 바다로만 인식되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은 황금알을 낳는 「약속된 땅(Promise Land)」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싹틔운 것은 야후 등 검색업체와 플레이보이 등 포르노업체들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생활의 한 축으로 등장하고 있는 지금 인터넷 비즈니스는 실물경제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징은 부품·정유·엔진 등 수많은 산업을 낳았던 자동차산업과 마찬가지로 여러 산업을 파생, 성장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과 관련한 주요 비즈니스로는 야후·넷스케이프·아메리카온라인(AOL) 등 인터넷 콘텐츠 업체들 외에도 이들의 인터넷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스코·스리콤 등의 네트워크업체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인터넷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하는 IBM·휴렛패커드(HP)·오라클 등 정보기술(IT)업체, 인터넷 사이트가 해커에 의해 침입당하지 않도록 해주는 체크포인트·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와 같은 보안업체 등도 인터넷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
이외에 아마존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서점, 이베이(eBAY) 같은 인터넷 경매업체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신종업체들이 무수히 생성,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전망은 미국의 증시를 이끌고 있는 블루칩의 상당수가 인터넷업체라는 데서도 알 수 있다. 현재 인터넷 비즈니스 업체들은 기존 업체들의 시가총액에 비해 훨씬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IT업계의 대표적인 업체인 MS의 1주당 주가는 4월 현재 90달러 내외이고 인텔은 130달러 정도인데 반해 야후는 200달러에서 등락하고 있고 아마존도 18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그룹은 야후·익사이트 등 주요 포털서비스업체들이 오는 2000년께에는 주요 TV방송사에 버금가는 브랜드 인지도와 영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이같은 폭발력은 기존 업체의 사업전략을 전환케 만드는 등 IT업계의 구도를 재편성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들의 기업순위 조사를 보면 과거 IT분야에서 높은 순위에 있던 인텔·MS·IBM 등이 뒤처지는 반면 시스코·야후 등 인터넷 비즈니스 업체들이 대거 약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인터넷 비즈니스는 IBM·HP 등 기존 IT업계를 이끌고 있는 대기업의 사업전략을 바꾸어 놓고 있다.
IBM은 지난해부터 자사의 EC 사업전략인 「e비즈니스」를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고 HP는 E비즈니스·E커머스·E컨슈머 등 3단계 EC전략인 「일렉트로닉 월드」, 오라클도 인터넷지원 전략인 「i솔루션」 등을 발표해 이들 제품을 인터넷 비즈니스 지원에 맞추도록 하고 있다.
또한 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텔네트웍스 등 통신장비업체가 인터넷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베이·어센드 등 네트워크업체 인수를 적극 펼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인터넷 비즈니스로의 사업확대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 비즈니스는 1·2·3차 산업간의 연계 고리로 작용, 그간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1차·2차 산업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멀리 이집트에서 개발한 씨앗을 인도양 건너 필리핀에서 구입할 수 있고, 제너럴모터스(GM)가 생산한 자동차를 파라과이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 비즈니스다.
이처럼 인터넷이 실물경제의 한 축으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덕분인지 몰라도 다가오는 새 천년에는 인터넷 경제를 전공한 이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