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ISP 파고들기" 속도전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는 오는 2003년경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를 상대로 한 장비 및 서비스 시장이 3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황금어장을 두고 최근 들어 IBM·휴렛패커드(HP)·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정보기술(IT)업체들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공공부문 및 일반기업을 상대로 한 IT사업에서 탈피, 사업 다각화를 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들 업체는 네트워크장비부터 스토리지까지 다양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ISP시장을 공략할 경우 라우터·허브 등 네트워크장비부터 스토리지·웹서버 등 여러 IT 제품 판매와 이에 따른 서비스 지원에도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M은 최근 「ISP 비즈니스 유닛」이라는 ISP만 전담하는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부서는 ISP의 인터넷사업에 필요한 각종 서버 및 네트워크장비, 전자상거래(EC) 지원 소프트웨어(SW) 등을 패키지형태로 묶어 판매하는 한편 ISP가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에 맞는 제품 및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이 사업부는 ISP의 EC·웹호스팅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툴·시스템·관리SW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IBM은 이 사업부가 최근 IT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리눅스 기반의 다양한 시스템과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아파치 서버 등을 활용, 중소형 ISP들의 투자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이를 위해 자사의 풍부한 서비스 지원인력을 대거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P도 인터넷사업을 전담하는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부」를 이달에 신설했다. HP는 신설되는 사업부가 EC와 더불어 ISP를 상대로 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HP는 특히 이 사업부를 통해 ISP의 임대 애플리케이션 사업과 아웃소싱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HP는 이를 위해 ISP를 대상으로 HP의 인터넷 관련서버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대신 ISP가 이들 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서로 공유하기로 했다.

 또한 HP는 SAP·바안·오라클·넷스케이프·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제휴, 이들이 판매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ISP를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선은 「ISP 솔루션」이란 이름으로 ISP를 상대로 한 제품군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ISP 솔루션은 서비스품질(QoS), 관리·운영, 보안, 코어 인터넷 서비스 등 4개 부문으로 구성해 ISP와 관련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이 최근 선보인 ISP 솔루션은 「솔라리스 ISP 서버」. 이 서버는 ISP가 제공하는 부가가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에 필요한 보안 및 운용·관리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 제품은 자바기반 네트워크관리 SW인 「솔스티스 엔터프라이즈 매니저 3.0」을 지원, ISP들이 기존에 구축한 시스템 환경에서도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선은 ISP의 전자우편 서비스를 지원하는 자사의 메시징 SW인 「인터넷 메일 서버」와 루슨트의 메시징 시스템을 통합, 올해 상반기중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통신장비업체도 ISP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은 독자적으로 ISP시장 공략에 나서는 대신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통해 이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루슨트와 노텔네트웍스.

 최근 루슨트는 컴팩컴퓨터와 통합메시징 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노텔도 지난달 HP·MS·인텔 등 3사와 함께 ISP·통신시장 공략을 위해 제휴, 이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