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U시장 쟁탈전 가열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MPU)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분야 주요업체들이 올들어 저가시장을 겨냥한 고성능 신제품을 잇따라 발표하는 한편 인터넷을 이용한 직판체제 구축을 통한 영업력 강화 등 전열 재정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칩과 이를 탑재하는 PC의 가격인하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품 발표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업체는 인텔.

 이 회사는 칩 수요 확대를 겨냥해 이달 초 셀러론과 펜티엄Ⅲ를 포함한 자사 전제품에 대해 일제히 가격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최근 466㎒의 셀러론 최신형과 그래픽 통합 칩세트인 「휘트니」를 발표했다.

 컴팩컴퓨터·휴렛패커드 등 주요 PC업체들은 이날 최신 셀러론을 탑재한 신제품을 발표, 인텔에 대한 측면 지원에 나섰다.

 466㎒ 셀러론의 발표는 AMD 등 경쟁업체들이 세력을 급속히 확산시키고 있는 저가 칩시장에서 인텔이 초기의 잘못된 전략으로 인한 점유율 감소를 고성능 제품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해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텔은 처음 셀러론을 구색용 제품 정도로 파악하는 오류를 범함으로써 저가 칩시장에서 배척당한 경험을 새겨 이후 이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성능 향상에 힘써왔다.

 그 결과 지난 1·4분기엔 1000달러 이하 저가 PC시장에서 지난해 잃었던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폴 오텔리니 인텔 아키텍처 비즈니스 그룹담당 부사장이 밝혔다.

 466㎒ 셀러론과 함께 발표된 휘트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이 칩세트만으로 앞으로 10달러 정도 PC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주기판과 외부 포장체의 크기 축소 효과 등을 고려하면 PC 최종소비자 가격을 100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제품 발표 행진을 계속 이어가면서 경쟁업체를 압도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500㎒ 셀러론을, 내년 상반기엔 그 후속 버전을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펜티엄Ⅲ는 연내 600㎒의 제품을 선보이고 내년 상반기엔 700㎒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노트북 분야에선 효과적인 파워 관리 기술인 「게이서빌」에 기반해 올해 500㎒대의 제품을 발표한 후 700㎒ 버전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인텔의 이같은 적극적인 시장 공세에 맞서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도 신제품 출시와 가격 인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셀러론의 고속화·고성능화에 맞서 경쟁제품인 K62의 최고속 제품인 475㎒의 최고속 버전을 이달초 발표하고 가격인하에도 적극 나서 일반 소비자와 기업시장에 대한 공략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AMD는 특히 이번에 발표한 최신 셀러론을 IBM PC인 「압티바」에 탑재함으로써 칩시장에서 신뢰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셔널세미컨덕터는 계열사인 사이릭스의 MPU 제품군을 비롯한 자사의 모든 제품을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키로 함으로써 반도체 유통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반도체시장에서 직판체제 구축을 의미하는 내셔널의 인터넷 활용 움직임은 최근의 컴퓨팅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다른 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내셔널이 개설한 사이트는 컴퓨터 딜러와 제조업체들은 물론 DIY 고객들도 직접 이 회사나 공인 디스트리뷰터로부터 칩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내셔널은 이 사이트를 기업의 칩 구매관리자와 디자인 엔지니어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개설했다며 이를 통해 긴급 주문이 가능해지고 재고 관리도 편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인터넷 직판체제가 대세로 굳어지면 유통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져 결국은 전반적인 칩 가격인하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셔널은 오는 2003년까지 판매제품의 10∼15%를 인터넷의 직판을 통해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