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니-마쓰시타 전기산업, 차세대 오디오 상품화 "속도전"

 「포스트 CD」를 겨냥한 오디오용 광디스크의 상품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차세대 오디오 디스크 규격인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오디오」와 「슈퍼오디오CD(SACD)」의 정식 규격이 각각 지난 2월과 3월 결정된 것을 계기로 양 진영의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상품화 움직임이 표면화됐기 때문이다.

 선수를 치는 곳은 소니로 SACD에 대응하는 플레이어와 앰프를 오는 21일 판매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는 마쓰시타전기산업은 올 여름을 목표로 DVD오디오 재생플레이어를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니와 마쓰시타 뒤로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파이어니어·일본빅터·샤프·티악·일본마란츠 등의 오디오기기 제조업체들이 차세대 오디오 시장경쟁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현재의 CD 사용자들을 어떻게 자사 제품의 고객으로 끌어들이냐이다. 따라서 지금은 각사의 제품기획과 보급전략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소니의 경우는 고급화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소니의 이데 노부유키 사장은 『현행 CD 플레이어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고 음질에 매달리는 수%의 사용자에 호소하는 제품』이라며 SACD 플레이어를 일부 마니아를 겨냥한 고급 오디오기기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투입하는 시스템은 CD와 SACD의 음질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도록 방진(防振) 대책을 갖춘 앰프나 가청역을 초과하는 100㎑까지의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전용 스피커 등으로 구성, 마니아층을 겨냥하고 있다.

 가격은 당연히 높다. SACD 재생플레이어인 「SCD1」의 경우 50만엔, 앰프인 「TAE1」은 90만엔, 스피커인 「SS1ED」는 개당 100만엔에 달한다. 이들을 모두 사용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려면 400만엔 정도의 비용이 된다.

 소니는 『저가화 전략으로의 전환은 3세대에 가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고급화 전략은 적어도 3년간은 견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DVD오디오 진영의 선두인 마쓰시타전기는 저가화로 시장을 조기에 형성하겠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먼저 올 여름 가격이 소니 제품의 5분의 1 정도에 불과한 10만엔 전후의 DVD오디오 재생플레이어 1호를 판매개시하고, 연말에도 20만엔 전후 가격대 제품을 상품화하는 한편 내년에는 미니컴포넌트 등에 DVD오디오 재생플레이어를 채택해 보급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마쓰시타는 이에 따라 내년 DVD오디오 플레이어의 출하대수가 전세계에서 150만대이고 이 중 자국용은 절반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조기 보급을 겨냥, 마쓰시타는 저가화와 함께 1세대 제품부터 음악과 함께 영상DVD도 재생가능한 겸용(유니버설) 타입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유니버설 타입에 대해선 소니도 『시장상황에 따라 상품화에 나설 의향』이라고 밝혀 매우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소니와 마쓰시타는 이처럼 전략적으로는 대조를 보이지만 상품화에서는 매우 적극적인 자세인데 이에 비해 다른 업체들은 다소 더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DVD오디오 규격서인 「DVDAudio Disc Specification Version 1.0」이 아직 관련 제조업체들에 전달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당장에 돈벌이가 될 제품이 아니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DVD오디오 플레이어에서는 일본빅터와 파이어니어가 「여름 이후 연내」를 예정으로 상품화를 추진중이다. 산수이전기와 산요전기는 「내년 이후」로 더 늦다.

 SACD 플레이어에서는 티악과 일본마란츠가 「연내」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움직임이 활발하지 못하다. DVD오디오 플레이어도 개발중인 산수이전기는 「내년 말」, 아이와는 「미정」으로 한참 뒤로 물러서 있다.

 사실 소니와 마쓰시타 이외의 업체들이 이처럼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는 배경에는 DVD오디오와 SACD 타이틀의 출하 동향을 냉정히 지켜본 뒤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각 규격의 타이틀이 나온 후에는 양 규격에 모두 대응하는 플레이어를 내놓는 것이 이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컬럼비아와 야마하는 양 규격의 디스크를 각각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와 함께 양 규격을 모두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도 병행해 개발중이다.

 이와 관련해 소니도 『시기가 되면 분명히 양 규격에 대응하는 플레이어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의 상품화 가능성을 강력히 내비추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