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음성전화 중심으로 운용되던 국내 유·무선 기간통신서비스시장이 데이터통신의 상징인 인터넷 기반체제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이로 인해 통신시장 개방 및 구조조정은 물론 종합통신사업자를 지향하는 기간통신사업자들로서는 인터넷 기반 전환이 절실한 실정이다.
인터넷사업부문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이 부문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미보유 사업자들은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기반 확충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통신사업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주요 대기업은 이를 발판으로 서비스시장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음성전화라는 전통적 통신서비스는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예측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늦어도 오는 2003년에는 인터넷 데이터통신이 음성통화량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최근 전화·데이터·콘텐츠·방송 등 기존의 모든 통신역무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융합, 이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21세기에는 후진사업자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한국의 경우 오는 2000년말이면 유·무선 전화 가입자가 각각 2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터넷 사용자 역시 1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흐름을 감안할 때 종합통신사업자로서의 경쟁력은 인터넷부문에서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기간통신사업자 가운데 인터넷사업부문을 갖고 있는 것은 한국통신·SK텔레콤·데이콤 등이다. 관계사 형태로 인터넷부문을 육성하고 있는 대기업은 LG·삼성·현대 등이다.
데이콤 천리안을 제외하고는 흑자를 내는 곳이 거의 없지만 사업자 비사업자를 불문하고 인터넷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국통신과 SK텔레콤. 21세기 통신시장 전체를 염두에 두고 경쟁중인 이들은 모기업 차원에서 인터넷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통은 최근 하이텔 강화를 겨냥해 지분율을 33.5%에서 87.5%로 대폭 높이고 전열을 재정비, 대대적인 투자 육성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180억원에 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SK텔레콤(넷츠고)은 올해 500억원의 외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 규모 역시 지난해 203억원보다 무려 50% 이상 늘어난 308억원으로 잡고 있다.
최근 LG와 삼성이 치열한 경영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이콤(천리안)도 지난해 외형 1055억원, 순익 1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투자를 더욱 확대한다. 데이콤의 몸값은 사실 천리안이 결정한다.
삼성과 LG도 인터넷사업을 통신서비스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거나 종합통신사업자로 변신할 경우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지원에 적극적이다.
삼성은 유니텔을 갖고 있고 LG는 채널아이를 통해 인터넷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삼성의 경우 통신서비스업체를 인수하기만 하면 곧바로 인터넷기반 종합통신사업자로 전환할 수 있는 토대를 갖고 있어 주목된다. 이밖에 하나로통신과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인터넷과 곧바로 연결되는 데이터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터넷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거나 자체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