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하나로교통카드, 전자화폐 시행 "모범 답안"

 부산 하나로교통카드가 보급된 지 1년여 만에 시민들의 생활필수품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하나로교통카드는 비접촉식(RF) IC카드 메모리에 일정 금액을 내장, 한장의 카드로 버스·지하철·마을버스·톨게이트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지능형 지불수단.

 교통수단에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범용 전자화폐와 구별되지만 사용빈도나 응용서비스 종류로 볼 때 IC카드 응용분야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하나로교통카드는 지난해 2월 보급된 이래 놀라운 속도로 시민들의 생활속을 파고들었다. 현재 일일 평균 이용객수를 보면 시내버스의 경우 전체 210만명의 승객 가운데 52%인 110만명이, 마을버스는 18만명 승객 중 64%에 해당하는 11만5000명이 하나로 교통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지하철은 일일 평균 전체 이용객수 57만명 중 40만명이 하나로교통카드로 요금을 지불, 70%를 웃도는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시에서 운영중인 톨게이트도 15%의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택시는 하루 평균 30명 정도가 사용하는 등 시민생활과 떨어질 수 없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하나로교통카드가 소액현금을 대체하는 지불수단으로 자리잡기까지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으로는 탄탄한 시스템인프라를 들 수 있다. 현재 3000여대에 달하는 시내버스와 580여개의 지하철 게이트에 단말기가 구축돼 있는 것을 비롯, 카드보충소도 전체 975군데에 이른다. 카드 발행·정산 기관도 주택은행과 부산은행으로 이원화, 요금정산체계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하나로교통카드 이용시 제공되는 다양한 할인혜택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이다. 지하철의 경우 하나로교통카드를 이용할 때 학생은 25%, 일반인은 15%의 할인율을 적용받고 있으며 시내버스도 3∼5%, 마을버스는 10원의 할인혜택을 보고 있다. 카드 종류도 일반용·대학생용·중고생용 등으로 차별화, 1000원 단위로 충전이 가능해 현금보다 경제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이같은 성장 배경에는 하나로교통카드를 시민들의 지능형 교통인프라로 구축하고자 하는 시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버스·지하철 교통카드의 개별적인 도입으로 인해 상호 호환이 불가능한데다 할인혜택도 거의 없어 이용률이 답보상태에 이른 서울과는 사뭇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부산시는 『하나로교통카드를 주차장·주유소·경전철 등에 확대 적용하고, 응용분야도 소액유통점·자동판매기·공원·공연물 등의 지불수단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하나로교통카드가 전자화폐의 성공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