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사업서 쓴잔 마신 "타임워너", 전자상거래로 재도전

미국 미디어업체 타임워너는 타임·포천·머니·피플·CNN 등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요 언론매체의 통합사이트인 「패스파인더」를 올해 중으로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임워너의 이같은 결정은 패스파인더의 접속률이 심각할 정도로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타임워너가 내부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타임·포천 등 주요 사이트 클릭 비율의 98%가 패스파인더를 거치지 않고 직접 클릭하는데 반해 패스파인더를 통해 이들 사이트에 접속하는 비율은 2%에도 못 미쳤다.

 지난 94년 타임·포천·피플·머니 등 타임워너가 보유하고 있는 초대형 언론매체의 종합사이트로 설립된 패스파인더는 당시에 미래의 대형 미디어 사이트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타임워너가 패스파인더를 결국 폐쇄시키는 궁극적인 배경은 인터넷사업에서의 안일한 대응 및 포털사이트로의 전환이 늦었기 때문이다.

 타임워너는 익사이트·라이코스 등 검색업체들의 포털서비스를 벤치마킹하는데 실패했다. 지난해부터 포털서비스업체는 전자우편·채팅서비스·홈페이지서비스 등과 같은 무료서비스와 주식정보·뉴스·날씨정보 등 다양한 무료 콘텐츠를 제공했지만 타임워너는 오히려 자사의 콘텐츠를 유료화할 계획을 내부적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특히 타임워너는 인터넷업체의 움직임에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 최근 들어 주요 인터넷업체들은 자사가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원하거나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타임워너는 USA라이코스, 야후익사이트브로드캐스트.컴, 앳홈(@Home)익사이트 등 포털사이트 업체의 M&A가 가속화하고 있을 당시 유력한 검색업체 인수를 고려했으나 결국 이를 실행하지는 못했다.

 이외에 타임워너는 패스파인더에 대한 홍보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아 인터넷 이용자에게 패스파인더가 어떤 사이트인지를 명확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타임워너는 이같은 실패를 딛고 인터넷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타임워너는 현재 인터넷의 흐름이 개별화되고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보고 자사의 지명도 높은 사이트를 소그룹으로 묶어 인터넷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타임워너는 타임·CNN을 묶어 뉴스사이트로, 포천·머니·CNNFN 등을 금융·재정 관련 사이트로, 피플·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등을 묶어 오락사이트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는 스포츠 사이트로 육성하기로 했다.

 또한 타임워너가 최근 들어 주도적으로 펼치고 있는 인터넷사업은 전자상거래(EC). 지난 1월 타임워너의 전자상거래 담당 사장으로 선임된 마이클 페프는 『앞으로 인터넷은 EC에 어떻게 대응하는 가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지적하고 『타임워너는 인터넷사업에서 EC사업을 전사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임워너는 이달 들어 이같은 EC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타임워너는 자사의 인터넷 뉴스사이트인 CNN에 「숍앳CNN(Shop@CNN)」이라는 EC사이트를 개설, 본격적으로 EC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임워너는 우선 반스&노블 등 5개 업체와 계약을 맺어 EC사이트를 운영하는 한편 앞으로 서적, 여행 등 16개의 항목으로 EC사이트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포천·머니 등 다른 사이트들도 이같은 EC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 94년 타임·포천·피플·머니 등을 포함한 초거대 사이트로 주목받았던 타임워너가 현재 EC를 통한 인터넷사업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