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프리텔(대표 이상철)이 11일 7개월을 끌었던 미국 캘러헌사와의 외자유치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한통프리텔의 이날 조치는 지난해부터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외자도입에만 급급, 헐값에 지분을 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이달말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앞두고 있는 한국통신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철 한통프리텔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투자전문회사인 C사와 지난해말 이후 추진해온 외자유치 협상을 중단키로 하고 11일 오전 이를 공식 통보했다』며 『제3의 해외투자자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 연내 완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번 협상 중단은 지난 2월 12일 양사간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상의 주식 납입대금 기한을 C사가 지키지 못했고 양사 합의 당시의 주당 가격이 올들어 급속히 변화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협상 중단의 귀책사유가 대부분 C사에 있는 만큼 한국통신프리텔로서는 이에 따른 별도의 위약금 등을 물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이달 중순까지 C사로부터 4750억원, 한국통신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200억원 등 모두 6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조치에 따라 대주주인 한국통신과 별도의 조달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이와 관련, 『재무구조 건실화 및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한국통신의 지원, 제3자와의 해외전략적 제휴, 유상증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오는 8월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연내 전략적 제휴를 통해 6000억∼7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통프리텔의 이날 결정은 특히 공기업 성격이 강한 우량기업들에까지 정부가 환경과 조건을 면밀히 따져보지도 않고 무리한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데 대한 비판이 비등한 시점에서 단행된 것으로 주목된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외자유치협상이 러시를 이루었지만 일부에서는 지분 헐값 매각 및 굴욕적 협상과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통프리텔의 협상 중단은 비록 해외 신인도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대금 납입기한을 세 번이나 연기한 캘러헌사에도 상당부분 책임이 있어 별다른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달말 해외DR를 발행하는 한국통신 역시 최근의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기업가치 향상(주가 상승)으로 제값을 받을 수 있느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번 한통프리텔의 조치가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통프리텔과 캘러헌사는 지난해 11월 23일 지분 20%, 47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투자의향서를 교환했고 올 2월 12일 주식납입대금 최종시한을 3월 24일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서를 체결했다.
이어 3월 15일에는 납입기간을 4월 19일로 1차 연기했고 다시 4월 30일로 2차 연기했지만 최종 시한인 4월 30일까지 캘러헌의 대금은 들어 오지 않았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