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EC업게, 신용카드 공동이용제 "촉각"

 금융감독원이 오는 9월 1일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공동이용제도를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신용카드조회(VAN) 및 전자상거래(EC)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변화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VAN사들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킬 수 있고 신용카드를 통한 EC 지불결제의 표준인 「SET」체계 확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카드조회업체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은 가맹점 공동이용에 따라 카드사간 정산업무를 담당해야 할 한국신용카드결제의 행보다. 가맹점 공동운영제도가 시행되면 개별 카드사로 들어온 매입전표의 카드사간 정산이 불가피하다. 일단 한국신용카드결제는 정산업무만을 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으로부터 매입전표를 접수하면 타사 가맹점인 경우 한국신용카드결제에 정산을 의뢰하고 일정한 정산수수료를 계상하게 된다. 한국신용카드결제가 개별 카드사들의 가맹점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전산센터를 구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종의 카드공동망 운영기관인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신용카드결제가 단지 카드사간 정산에만 업무를 국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장기적으로는 7개에 달하는 VAN사의 업무영역까지도 넘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외의 경우 국가별로 1, 2개의 공동 VAN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예측을 뒷받침한다. 이와 함께 카드조회수수료의 수준을 둘러싸고 VAN사신용카드사들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신용카드결제가 결국은 카드조회 업무까지도 침범할 공산이 크다.

 이번 결정으로 신용카드사들이 발벗고 나서는 SET체계 보급 움직임에도 다소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적으로는 SET가 신용·직불카드용 EC 지불체계로 사실상 표준화됐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보급되지 못했다. 그중 대표적인 원인은 SET가 해외의 공동 가맹점이용체계를 근간으로 설계돼 국내의 「ONUS」 결제구조와는 근본적으로 달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카드 및 VAN업계의 상당한 판도변화가 예상되며 SET 확산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