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새 천년으로 가는 길

 천년제국 로마, 당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다. 그리고 새 천년을 앞둔 오늘날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하고 있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1억5000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미 국내의 인터넷 인구도 350만명을 넘었다. 인터넷이 이처럼 E메일이나 검색도구 차원을 넘어 인류의 문화·경제·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게 되자 대부분의 정보기술회사들이 앞다투어 인터넷을 이용한 e비즈니스를 핵심 성장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물경제 못지 않게 가상경제의 비중이 커진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장은 포털서비스업체처럼 인터넷 자체를 비즈니스로 삼는 이들과, 인터넷을 이용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e비즈니스화하는 이들에 의해 주도될 전망이다. 이미 인터넷을 이용한 e비즈니스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인 야후의 시장가치는 95년 4월에 400만 달러에서 96년 4월 4000만 달러, 99년 4월 400억 달러로 4년만에 무려 1만배나 커졌다.

 인터넷에서 경매를 전문으로 하는 이베이사의 올해 1·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67% 늘었고 주가 또한 불과 1년여만에 주당 9달러에서 200달러로 뛰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재일한국인인 소프트뱅크 사장 손정의 씨는 최근 몇 년 동안 야후·일본야후·e트레이드·제오시티즈 등 인터넷 관련주가가 급등하면서 급기야 일본 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IBM은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인터넷을 통해 6억 달러 상당을 구매했으며 인터넷을 통한 구매로 올해 2억4000만 달러의 경비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IBM은 지난해 33억 달러의 전자상거래 매출을 인터넷을 통해 올렸으며 올해는 이 규모가 15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포털서비스·증권·금융·구매·전자상거래 등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e비즈니스 사례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미 입증된 성공사례도 적지 않다.

 대신증권은 99년 3월 한달 동안 전체 약정고의 11%가 넘는 2조8000억원을 인터넷트레이딩에서 올렸고 LG증권은 7명의 직원이 운영하는 사이버트레이딩을 통해 13개 지점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은행거래도 올해 중에 국내에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보안이 확실하고 더 높은 예금이자를 제공하는 인터넷 뱅킹이 있다면 왜 구태여 붐비는 은행창구로 가겠는가.

 과학기술원은 인터넷을 통한 구매프로세스를 갖춤으로써 기존에 28일 걸리던 구매를 하루로 단축시켰으며, 삼성전관·현대중공업·포항제철 등 국내 유수기업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적인 구매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획기적인 비용절감은 물론 구매절차의 신속성과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까지 보고 있다.

 164개국에 조직을 가진 현대자동차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정보공유와 공동작업이 가능한 e비즈니스 환경 구축으로 생산성을 30%나 올렸다.

 인터넷에서 데이콤의 「Shop플라자」에 들어가 꽃을 사면 예쁘고 싱싱한 꽃을 시중가격보다 30%나 싼 값에 원하는 때와 장소에 보내는 이의 마음을 담아 대신 배달해 준다.

 이만큼 e비즈니스 세상은 우리에게 가까이 와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e비즈니스로 무장한 업체들의 성장세가 앞으로 더 빠를 것이라는 점에 있다. 이제까지 이룬 신화는 앞으로 이룰 것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로 과거 다른 어느 분야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성장가능성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e비즈니스 세계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초시계와 세계지도만 쓴다고 한다. 시공간에 제약받는 기존의 발상을 뛰어넘어 인터넷 세상에 걸맞도록 체질과 생각을 바꾼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만이 앞서갈 수 있다.

 「e비즈니스」라는 신조어가 처음 언급될 당시만 해도 이처럼 빨리 인터넷이 모든 비즈니스의 핵심수단이 될지 예견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고 채 2년도 안된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e비즈니스에 착수하고 있으며 그 성공 여부에 기업의 장래를 걸고 있다.

 e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누가 승자가 되고 패자가 될지는 앞으로 2년 이내에 판가름날 것이다.

<신재철 한국IBM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