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을 양대축으로 촉발되고 있는 재벌들의 통신사업 직접진출에 한국통신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LG·삼성이 한국통신과 경쟁관계인 데이콤 및 하나로통신에 대한 직접적인 움직임을 노출하자 한국통신은 LG·삼성의 한국통신내 거래 및 협력리스트에 대한 조사로 일차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향후 파장은 지켜봐야겠지만 한국통신이 긴장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특히 국내의 대표적 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은 LG와 삼성 등 재벌들과 이제까지 밀월관계를 줄곧 유지해온 상태여서 더욱 주목된다.
한국통신과 LG·삼성의 밀월관계는 78년 TDX1 개발 및 상용화 이후 20여년 동안 유지돼왔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LG전선 등은 한국통신의 통신현대화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오늘날의 통신장비그룹을 건설하는 기반을 닦았다.
한국통신 고위 관계자들조차 『삼성과 LG의 전자부문 특화성공 밑바닥에는 한국통신의 통신현대화가 존재한다』고 주장할 정도.
그러나 정보통신서비스가 21세기 전략사업분야로 자리잡아 나가면서 LG와 삼성이 이제까지의 사업전략이었던 정보통신장비 특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보통신서비스사업 직접진출 움직임을 보이자 이들의 밀월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한국통신은 비록 실무적이지만 LG·삼성과의 거래 및 협력관계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에 착수했고 이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작성, 집행임원회의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통신 실무관계자들은 일단 이번 조사에 대해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정서는 LG와 삼성의 통신사업 직접진출이 구체화된 상황에서 한국통신도 단호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감정적인 측면에서는 여러가지 논의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실무진으로 내려갈수록 「과연 삼성 및 LG와의 거래관계 단절이란 상황이 가능하냐」는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각은 이들과 20여년 이상 쌓아온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LG와 삼성은 교환기는 물론 케이블, 전송장비,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전산시스템 등 전 분야에 걸쳐 한국통신의 협력사업자로 활동해왔고 최근에는 비동기전송모드(ATM), 광전송장비 등 한국통신의 차세대 프로젝트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특히 시내외 전전자교환기의 경우 TDX1을 시작으로 최근의 TDX10까지 엄청난 물량을 한국통신에 공급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LG와 삼성을 배제한다 해도 다른 대안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현재 한국통신의 파트너로서의 통신장비기업은 이들 기업 외에 대우통신과 한화정보통신, 그리고 현대전자가 꼽히나 사실상 주력은 LG와 삼성이다.
특히 이들 두 기업이 제외된 상황에서는 루슨트테크놀로지 스 등 해외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해올 가능성도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