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신문 「인터액티브 위크」는 올 1월초 네트워크·인터넷·컴퓨터·통신 등 정보기술(IT)분야에서 올해 중으로 인수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 10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라이코스·케이블트론·블루스톤 소프트웨어·시에나·미디어원·US웨스트·마이심슨·AGIS·하빈저·NDB 등의 업체들이 거론됐다.
인터액티브 위크는 이들 기업의 선정 기준으로 누적되는 적자와 시장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우선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업체 중 몇몇은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로 인수 대상기업에 선정됐다.
올 상반기를 한달 남겨둔 시점에서 인터액티브 위크의 예측이 적중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다. 이 신문의 예측과 상관없이 이들 업체의 현재 사업성과를 살펴보는 것은 IT업계 흐름을 파악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액티브 위크는 인터넷업체 중 라이코스를 유력한 인수대상기업으로 꼽았다.
그 이유로 이 신문은 CBS,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 타임워너 등 최근 인터넷사업을 서두르고 있는 미디어 업체들이 인터넷 시장 진출을 위해 검색업체인 라이코스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라이코스는 올 2월 미국 케이블TV사업자 USA네트웍스와 전격적으로 합병을 발표, 인터액티브의 예상을 빗나가게 만들었다.
네트워크업체 케이블트론은 현재 네트워크업체 중 인수대상 기업으로 유력시 되고 있다.
케이블트론은 지난해 12월, 3·4분기 매출액이 기대에 못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그 전망은 맞아 떨어졌다. 케이블트론은 지난 3·4분기에 212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케이블트론은 경쟁사에 비해 뒤늦게 스위치장비 시장 진출에 나섬으로써 네트워크 시장 조류를 타지 못했다는 평을 들어 왔으며 특히 경쟁사에 비해 마케팅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케이블트론의 인수기업으로 노텔 네트웍스와 최근 네트워크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컴팩 등을 점치고 있다.
웹애플리케이션 서버업체 블루스톤 소프트웨어도 인수대상 기업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 시장조사업체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의 필 코스타 분석가는 『모든 웹애플리케이션 서버업체는 현재 인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 9월에는 미들웨어 전문업체인 BEA시스템스가 웹애플리케이션업체 웹로직을 1억9300만 달러에 사들였고 지난 7월에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스가 넷다이내믹스를 1억6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또한 97년에는 넷스케이프가 키바 소프트웨어를 1억7900만 달러에 매수한 바 있다.
이같이 웹애플리케이션 서버업체들의 인수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인터넷·전자상거래(EC) 등 웹기반의 다층 애플리케이션 구현을 지원하는 웹애플리케이션 서버 수요가 현재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루스톤의 유력한 인수기업으로는 휴렛패커드(HP)·플래티늄 소프트웨어·시만텍 등이 거론되고 있다.
광통신 네트워크에서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시에나는 지난해 네트워크업체 텔랩스와 71억 달러에 달하는 합병을 발표했으나 시에나의 주식 폭락으로 협상이 결렬됐다.
시에나는 지난해 3·4분기에 1억2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이어 4·4분기에도 39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시에나는 벨 애틀랜틱과 케이블&와이어리스 등의 통신사업자들에게 네트워크장비를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고밀도파장분할다중전송(DWDM) 기술에서 확고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광통신장비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는 루슨트와 노텔, 일본 후지쯔 등이 시에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디어원은 지난 97년 미 지역전화사업자 US웨스트로부터 독립한 케이블TV업체다. 미디어원은 US웨스트와 분리·독립하면서 첫 분기에 1억84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 주가도 동반 폭락했다.
이처럼 재정적 기반이 취약한 미디어원은 올 3월에 동종사업자 컴캐스트의 인수 제안에 동의, 컴캐스트에 자사를 넘길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최근 AT&T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여 결국 AT&T에 580억 달러로 인수됐다.
미국 지역전화사업자 US웨스트는 동종사업자 벨사우스와 함께 지난해 미국 지역전화사업자간 인수 열풍에 휘말리지 않은 업체로 최근 데이터통신과 무선통신 사업을 확장해오고 있다.
US웨스트는 인터액티브 뉴스의 예측과는 조금 달리 신규 통신사업자인 글로벌크로싱과 합병을 성사시켜 합병회사를 AT&T에 필적하는 거대 통신사업자로 부각시킨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마이심슨은 인터넷상에서 여러 상품을 검색,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물품을 찾아주는 인터넷서비스업체로 현재 1만1000여 인터넷 상점들과 계약을 맺고 있고 90여개의 상품 목록을 갖추고 있다.
최근 들어 아마존 등 인터넷업체들이 포털사업과 EC사업을 위해 마이심슨과 같은 서비스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어 마이심슨도 유력한 인수대상기업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통신사업자 AGIS는 이미 오래 전부터 AT&T·GTE·MCI 월드컴 등 주요 통신사업자의 인수 대상기업으로 손꼽혔다. 현재 AGIS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고 퀘스트가 데이터통신사업 확장을 위해 AGIS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전자문서교환(EDI)업체 하빈저는 IBM·스터링소프트웨어 등이 인수업체로 거론되고 있고, 현재 13만명의 홈트레이딩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홈트레이딩업체 NDB도 올해 중으로 인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
10개업체
■ 인터넷 업체
-라이코스
-마이심슨
■ 네트워크 업체
-케이블트론
-시에나
■ 웹애플리케이션 업체
-블루스톤SW
■ 케이블TV 업체
-미디어원
■ 통신사업자
-US웨스트
-AGIS
■ E D I 업체
-하빈저
■ 홈트레이딩 업체
-NDB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