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Y2K 켐페인"과 대응 방안

 통신분야의 컴퓨터 2000년 표기문제, 즉 Y2K문제가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이 정부의 발표다.

 한국통신과 데이콤 등 7개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권고한 6개 위험한 날짜에 대해 상호간 Y2K 연계 모의 통화시험을 실시한 결과 호출과 과금이 모두 정상으로 작동돼 2000년도 통신서비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의 발표대로 이번 통신분야 Y2K 연계 모의시험의 성공으로 국가 기간인프라인 통신시설에 대한 Y2K문제 해결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이는 국가신인도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의 보도를 보면 한국통신의 경우 당초 오는 8월 완료를 목표로 추진해온 외산 교환기의 Y2K문제를 한달 앞당겨 조기 완료하는 한편 PC통신망에 대한 Y2K 점검결과도 진전을 보이고 있는 등 통신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음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통신분야 이외의 Y2K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수준이 2000년을 불과 6개월여 남겨놓은 이 시점까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얼마 전 감사원이 정부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한 Y2K 대책에 대한 감사에서 해당기관의 대응체계 부실과 느슨한 대응일정, 전문인력 부족 및 문제해결률 미진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고 특히 한국전력·에너지관리공단 등 8개 기관에 대해서는 Y2K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신속히 보완토록 촉구한 바 있는데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또 세계적인 IT조사업체인 가트너그룹이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Y2K문제 해결과 관련해 2등급 국가로 평가한 것이나 세계은행이 한국정부의 Y2K 대응노력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평가한 것 등도 마음에 걸린다.

 물론 우리나라의 주요 시스템에서 Y2K가 나타날 가능성이 무려 33%에 이른다는 가트너그룹의 평가나 평가항목에 정부의 대처노력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세계은행의 평가 등에 문제가 있으며 정부에서도 이를 해명한 바 있다.

 또 감사원의 조사결과에 대해서도 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에서 감사원의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평가가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해명 차원에서 끝날 일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Y2K문제의 현주소가 이미 국제적으로 위험지대로 분류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과 외국인 투자유치 등이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Y2K문제에 대한 대응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정부에서도 금융·원전 등 Y2K 중점관리 대상분야를 확대하고 정보통신부 산하에 차관 직속의 「Y2K 상황실」을 설치, 매월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해결 추진상황을 직접 점검키로 하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정부는 국가사회 전반의 Y2K문제 해결 추진상황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문제해결 촉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목적으로 오늘부터 29일까지 한주간을 Y2K 캠페인 주간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Y2K문제는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캠페인 활동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국민에게 Y2K 대응요령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보다는 정부 및 정부기관은 물론 학계·연구기관·산업계 등에서 적극적인 점검과 대응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감사원이나 외국기관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개선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 이들 기관의 지적사항에 대해 개선실적이 있다면 이를 적극 홍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는 곧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홍보와 캠페인보다는 실질적으로 Y2K문제가 우려되는 기관, 예를 들어 금융·의료·교통·발전 등 분야별 지도와 대책강화를 서둘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