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엑스포컴 99> 데이터통신 첨단기술 "총출동"

전세계 정보통신기술 흐름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엑스포컴 와이어리스 코리아 99(국제 정보통신·이동통신 전시회)」가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팡파르를 울린다.

 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이번 엑스포컴 99는 국제 정보통신·이동통신 전시회라고 이름 붙여진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 정보통신업계의 대표 상품들이 대거 선보이는 경연장이다.

 대부분 이동전화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출품되지만 무선 전파기술이 정보통신 전반의 추세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를 한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세계시장의 현황과 미래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은 지식기반사회인 21세기형 산업이고 최고 성장분야라는 점에서 엑스포컴 코리아의 참가업체와 전시 규모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96년 국내 49개 업체, 미국 13개 업체 등 7개국 69개 업체가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국내 59개, 일본 3개 등 9개국 84개 업체로 커졌다.

 올해는 외형 규모가 더욱 신장돼 61개 국내 기업이 참가했고 미국 32개, 일본 10개, 독일 5개 등 13개국 121개 업체가 대거 몰려왔다. 특히 참가업체 수가 늘어난 것보다는 과거 한국 전시를 외면했던 영국·스위스·독일 등의 기업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세계 정보통신기술이 총집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서비스부문에서는 역시 차세대 이동전화기술이고 장비면에서는 초고속 네트워크시스템이다. 이들은 물론 세계 통신시장의 무게중심을 급속히 옮겨놓고 있는 데이터통신·데이터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음성 중심의 통신이 앞으로는 데이터통신으로 변화하리라는 것은 상식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그같은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동전화 5개 사업자가 모조리 인터넷 접속 등 데이터통신을 강조하고 있고 인터넷 관련 기업의 몸값이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유·무선 통신을 막론하고 데이터통신으로 진화가 불가피해 모든 네트워크 장비가 이 방향으로 흘러가고 서비스업체들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같은 흐름을 극명하게 보여줄 것이다.

 더욱이 제품 전시를 통해 참관객들에게 정보통신기술의 눈요기를 제공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다양한 주제의 기술세미나가 개최돼 좀 더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기술논의의 장이 마련된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통신업계 거인 루슨트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원천기술을 보유, 차세대 이동전화 개발의 핵으로 떠오른 퀄컴을 꼽을 수 있다. 루슨트를 보면 세계 장비시장의 현주소와 전망은 물론 서비스 추세까지 어림 잡을 수 있다. 퀄컴은 IMT2000으로 넘어가는 이동전화와 데이터통신의 결합을 점쳐보게 한다.

 이 때문인지 루슨트와 퀄컴은 자사의 모든 것을 과시할 수 있도록 통신의 A에서 Z까지 토털 솔루션을 들고 나온다. 루슨트는 18개 제품을 전시하고 10가지 제품에 대한 시연회를 현장에서 개최한다. 무선통신, 스위칭/액세스, 데이터네트워킹, 광네트워킹, 통신소프트웨어를 망라했다.

 이번 전시회와 관련, 루슨트에 쏠리는 또다른 관심은 김종훈 데이터네트워킹그룹 캐리어네트워크부문 사장(전 유리시스템스 사장)의 방한이다. 미국에서 ATM스위치로 한국인 벤처신화를 창조했던 김 사장이 루슨트 가족으로 변신한 후 첫 방한해 데이터와 음성의 통합이라는 세계적 추세를 강조할 예정이다.

 퀄컴은 아예 본사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인 전시에 나선다. 총 6개의 제품관을 설치할 정도로 의욕을 보이고 있는 퀄컴은 디지털 cdma­one전시관을 통해 MSM3100, MSM3000, CSM2000 등 자사의 6.6세대 핵심칩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CDMA2000 전시관과 차세대 이동통신 IMT2000이 출품되는 퀄컴전시관도 화제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퀄컴은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IMT2000 관련 제품군을 발표한다. 퀄컴이 제작하는 칩의 약 40%를 소비하는 최대 고객 한국에 대한 배려로 풀이된다. 퀄컴은 그간 한국내의 비판적 시각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고 지난해말 김성우 지사장을 영입하면서 한국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시장에 대한 정서적 접근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CDMA서비스업체인 SK텔레콤을 비롯,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모두 참가한다. 여타 전자분야와는 달리 국내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CDMA기술을 전세계에 과시할 경연장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장비나 단말기의 경우 기존 이동전화단말기는 물론 차세대 제품과 인터넷 웹폰 등 다양한 모델이 대거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