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성 추구와 고속화의 활용」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추구하고 있는 사업전략의 요체를 표현한 말이다.
MS의 이같은 전략은 인터넷 중심의 새로운 컴퓨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으로 PC 운용체계(OS)의 간편성 추구와 통신업체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나타나고 있다.
PC OS의 간편성 추구는 무엇보다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개발 노력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넵튠(Neptune)」이란 코드명으로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태스크(과제)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컴퓨터 사용자가 단순히 문서를 작성할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을 검색할 것인지만 알려주면 컴퓨터가 해당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채택된 OS가 보급되면 컴퓨터 사용자들은 지금처럼 아이콘과 파일메뉴로 가득찬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통신, 개인회계 등 원하는 작업분야를 선택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즉시 실행할 수 있다.
MS의 제임스 올친 부사장은 넵튠의 개발이 가져올 이같은 변화는 누구든지 컴퓨터를 전화기처럼 쉽게 다룰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넵튠은 윈도98과 윈도NT를 통합한 MS의 차세대 OS인 소비자용 윈도2000부터 채택할 수 있을 것으로 MS는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OS가 발표되려면 최소한 앞으로 18개월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과도기적으로 기존 윈도98에 기반한 기능 간편화를 병행한다는 것이 MS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발표될 윈도98의 업그레이드 버전들도 주변기기 접속이나 인터넷 접속 등이 지금보다 훨씬 간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이와 관련, 이미 칩 제조업체인 인텔과 협력해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기술개발 등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처럼 MS가 OS의 간편화를 지향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 이용자의 급속한 확산과 그에 따른 새로운 인터넷 단말기들의 출현으로 복잡한 기계로 인식되는 PC의 신규수요가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웹폰 등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인터넷 단말기가 급속한 수요 증가율을 보이면서 PC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추세다.
MS의 통신업체들에 대한 잇단 대규모 투자도 이같은 시장상황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MS는 지난해말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스 인터내셔널에 2억달러를 투자한데 이어 올 들어 AT&T와 넥스텔에도 각각 50억달러와 6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고속 디지털가입자회선(DSL) 분야의 신생업체인 리듬스 넷커넥션스와 노스포인트 커뮤니케이션스에도 최근 투자를 결정하는 등 MS의 통신업체에 대한 투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이같은 통신업체에 대한 투자배경에 대해 소프트웨어 판매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MS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술과 인터넷 고속접속 기술을 접목시켜 나가는 데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게이츠 회장은 이와 관련, 『앞으로 고속통신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따라서 『통신업체들이 이에 대비한 투자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주축으로 한 컴퓨터 네트워크의 고속화에 따른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수요 창출의 기회는 무궁무진한데 기존의 통신인프라가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통신업체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인 셈이다.
게이츠 회장은 따라서 MS가 통신시장에 직접 진출할지 모른다는 일부의 전망은 맞지 않으며 자사는 소프트웨어업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MS의 제프 레이크스 판매·지원담당 그룹 부사장도 MS의 관심사는 MS의 소프트웨어가 광대역 환경에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소프트웨어 판매 시장을 확대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