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하이텔이 최근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둔 올해를 국내 최대의 종합 인터넷PC통신업체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진행을 보면 이같은 하이텔의 의욕이 단지 「구상」에 그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이텔의 새단장은 일단 지난 4월 20일 대주주인 한국통신이 지분을 87.5%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동시에 옛 회사명인 한국PC통신을 한국통신하이텔로 개칭하고 최근에는 최대 라이벌인 데이콤의 김일환 이사를 신임 사장으로 영입하면서 「하이텔의 거듭나기」는 힘을 얻고 있다. 이 회사 문경수 홍보팀장은 『회사의 얼굴을 바꾸고 한때의 적장을 야전사령관으로 들이면서 「마음」은 이미 일신했다는 느낌이 충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텔의 변신은 이미 밑바닥부터 시작됐다. PC통신과 인터넷의 경계가 사라진 지금의 상황을 주도하기 위해 네트워크 척추(백본)부터 손보는 작업에 들어간 것. 하이텔은 종전 PC통신 환경을 TCP/IP 기반의 인터넷 멀티미디어 환경으로 뜯어 고쳐 올 10월부터는 「하이텔 2000」을 시범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현기 서비스기획팀장은 『하이텔 2000은 희망과 두려움에 덮여 있는 새 천년을 돌파할 하이텔의 전략』이라며 『전초작업은 이미 시동이 걸린 셈』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월과 3월 두차례에 걸쳐 하이텔 인터넷서비스를 전면 무료화한 데 이어 지난달 들어서는 「01432」 전용망을 1만회선이나 늘렸다. 숨고를 겨를도 없이 이달에는 전용 에뮬레이터인 「하이텔 99」에 인터넷 기능을 보강한 「하이텔 99 플러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익스플로러 5.0」을 기반으로 탄생한 하이텔 99 플러스는 국내 처음으로 「말」을 알아듣는 음성인식 기능을 채택했다. 「클릭」이라는 네티즌들의 최소 노동도 이제는 필요없다는 얘기다. 「접속」 「모뎀설정」 「인터넷」 「초기화면」 등 말로 해결되는 명령어가 30여개는 될 것이라는 게 하이텔의 설명이다.
이밖에 인터넷 전자우편 기능을 한층 보강, POP3 메일 무료 지원과 게시물 팩스 전송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하이텔 99 플러스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 이 가운데는 인터넷 푸시기술을 활용한 「하이캐스트 뉴스 얼럿」이라는 뉴스 속보도 돋보인다. 『앞으로 한국통신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무선망과 연계한 부가사업을 개발하고 온라인게임 등 신규서비스 개발, 인터넷 검색업체와 협력과 매체를 통한 홍보에도 역점을 둘 것』이라고 김 팀장은 구상을 밝혔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