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BWLL 심사 탈락.. 업계의 시각

 SK텔레콤(대표 조정남)이 광대역 무선가입자망(BWLL) 자격 심사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정통부의 최종 판정에 접한 SK텔레콤의 공식 입장은 억울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억울하다는 것은 이번 자격시비가 SK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지만 그보다는 정보통신부와 증권감독위원회 등 주무기관이 법령정비를 제때에 못한 것에 더 큰 귀책사유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같은 SK의 입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가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신 것이 억울하다는 것이다.

 아쉬움은 SK텔레콤이 그간 나름대로 사이버코리아21 프로젝트를 위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해왔고 BWLL을 통해 이를 실현하려 했으나 그것이 좌절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이번 자격심사 결과가 SK텔레콤에 과연 득이냐 실이냐를 따지는 것이다. BWLL을 두고 SK텔레콤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사업자들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을 표시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탈락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SK텔레콤으로서는 득이 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SK텔레콤의 「주파수 독점」에 따른 경쟁사업자들의 비판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한번쯤 걸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으로서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통신사업자들은 이동통신정책에 관한 한 SK텔레콤의 대정부 로비력이나 장기사업전략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는 치밀함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심지어 SK가 원하면 모든 것이 뜻대로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돌 정도다.

 그래서 이동통신 경쟁사업자는 물론 비사업자들조차 최대 격전장이 될 IMT2000사업권 신청을 겨냥, SK를 공격할 최대무기로 「주파수 독점」 문제를 제기할 태세다. 이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SK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BWLL 자격심사에서 탈락했다. SK텔레콤도 경쟁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 때문에 SK로서는 BWLL은 잃었지만 궁국 목표인 IMT2000사업 경쟁에서는 경쟁자들의 공격을 희석시킬 수 있는 사례를 확보, 장기적으로는 득이라는 분석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